SK, 베트남 빈그룹 지분 전량 매각…1兆 이상 투자 실탄 마련

2019년 1조1000억원 투자
지분 6.05% 7개월간 매각
주가 상승·환차익 등 반영
최대 1조3000억 회수 추산

SK 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의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1조1000억원 이상을 회수했다. 2019년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빈그룹의 4대 주주로 올라선 지 6년 만에 지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면서 원금 이상을 거둬들였다. 회수 자금은 SK의 재무 건전성 강화와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전략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강진형 기자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자리한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강진형 기자


SK그룹은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Ⅱ'를 통해 보유한 빈그룹 지분 6.05%를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약 7개월에 걸쳐 매각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매도는 사전에 지정된 제삼자에게 장내 분할매각하는 기관투자가 간 장내 매매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입 기관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각 대금은 지난 2019년 투자한 1조1000억원 이상이다. 지난 1월 처음 매각한 지분이 보유 지분의 22%였고, 이때 매각 대금은 약 1200억원이었다. 1월 이후 매각한 지분이 전체의 78%로, 1월 때의 4배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전체 지분 매각 대금은 최대 1조3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추산이 가능하다.

이런 회수 실적엔 최근 빈그룹의 주가 상승 영향이 반영됐다. 올해 1월 3만9000베트남동(VND)이던 주가는 이달 초 10만4000VND으로 2.6배 상승했다. 여기에 최초 투자 시점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베트남동화보다 더 하락한 결과 상대적 환차익 효과도 발생했다.


SK그룹은 빈그룹 추가 추이와 환율 변동을 면밀히 검토해 최적의 매각 시점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된다. 확보한 자금은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그룹이 중장기 전략으로 삼고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K, 베트남 빈그룹 지분 전량 매각…1兆 이상 투자 실탄 마련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인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지속가능 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 수요가 커진 주요 계열사의 재무적 뒷받침에도 일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SK는 SK이노베이션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0억원을 직접 출자하고, 1조6000억원 규모의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선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엔 2026년까지 3년간 총 80조원을 AI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대상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서비스 등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2028년까지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82조원을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같은 기간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총 3조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신성장 영역과 SK그룹 사업 전략 간 시너지를 고려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빈그룹과도 미래 성장 사업 영역에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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