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탄전지대에 위치한 나라브리 광산 전경. [사진 = 아시아경제DB]
단독[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결정된 호주 나라브리 광산 매각 작업을 계속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브리 광산은 연간 600만t 규모의 고품질 석탄(유연탄)을 생산할 수 있는 광산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100% 수입하는 유연탄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어 자원안보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달 나라브리 광산 매각을 위한 법률자문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광해광업공단은 올 3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12월 포스코인터내셔널 과 공동 매각을 합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광해광업공단과 포스코인터내셔널 은 각각 나라브리 광산 지분 2.5%, 5%를 갖고 있다.
나라브리 광산은 1억6900만t 규모의 유연탄이 매장된 ‘알짜 광산’이다. 매년 약 600만t의 고열량 유연탄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나라브리 광산은 광해광업공단 해외자산 중 거의 유일하게 매년 꾸준히 수익을 낸 광산이다. 2017년 3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664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해외 주요 광산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한다는 정책 방향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의 해외자산 매각 기조가 공급망 위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핵심광물인 니켈·코발트를 생산할 수 있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 매각 절차가 최근 잠정 중단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나라브리 광산을 연내 매각한다는 방침은 유지됐다. 정부가 ‘탈석탄’ 기조에 따라 유연탄 광산의 경제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광산 매각을 재검토한다는 건 국익 관점에서 매각의 형평성을 다시 보겠다는 뜻”이라며 “일괄적으로 매각 보류를 결정하는 게 아닌 해외자산의 경제성을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호주 와이옹 광산 매각 작업도 그대로 추진 중인 이유다. 와이옹 광산은 매장량이 약 13억8000만t에 이르는 유연탄 광산이다. 매장량만 보면 나라브리 광산(1억6900만t)의 8배가 넘는다. 광산과 70㎞ 거리에 항구가 있어 수출에도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광해광업공단 관계자는 “와이옹 광산 매각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매각 절차를 계속 밟는 중”이라고 말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탄전지대에 위치한 나라브리 광산 전경. [사진 = 아시아경제DB]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유연탄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유연탄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산 유연탄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춰 시멘트 업계 등이 선호했다. 하지만 주요국의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로 러시아산 유연탄 수급이 차질을 빚자 유연탄 가격도 급등했다. 호주 뉴캐슬탄 가격은 지난해 5월 t당 106.02달러에서 지난달 406.52달러로 최근 1년새 약 4배 뛰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유연탄 광산 매각을 보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연탄은 수입의존도가 100%에 이르는 전략광물인데다 기저전원인 화력발전의 주 연료인 만큼 경제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산은 지분 매각시 기존 주주에게 우선매수권이 주어져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유연탄 가격이 오를 때는 나라브리 광산의 경제성도 높다고 봐야 한다”면서 “매각시 한국 지분은 일본이나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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