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김유리 기자] 성장 정체와 부진을 이어오던 대형마트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신선식품과 식료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간신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오프라인 부실 점포를 과감히 털어내고 급증하는 온라인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한 전략도 주효했다.
19일 이마트 는 2020년 연결 기준 매출 22조330억원, 영업이익 23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6%, 57.4%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은 신선식품 판매가 늘고,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SSG)닷컴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월계점 등 기존 점포 9곳을 리뉴얼했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내식(집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식재료 매출 증가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코로나19 여파에 가장 큰 수혜를 보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한 2조8946억원, 영업이익은 58.7% 늘어난 843억원이었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은 지난 한 해 41개점을 폐점했지만 매출이 1조2340억원으로 15.0% 늘었다. 대형마트의 경우 코로나19 초반이었던 1~2분기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3분기엔 2.7%, 4분기엔 6.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SSG닷컴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53.3% 증가한 1조2941억원이다. 온라인 신선식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처리 물량을 늘렸고, 지난해 총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37% 급증했다. 2019년 819억원 규모였던 영업적자는 절반 수준인 469억원으로 줄었다.
대형마트 최초로 매출 22조원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웠지만 영업이익은 이전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온라인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역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마트의 2020년 연간 매출액은 6조390억원으로 전년보다 4.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턴어라운드의 배경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덕분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개 부실 점포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대형마트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초 정부와 함께 진행한 ‘대한민국 농할갑시다’ 캠페인을 통해 농·수·축산물 등 신선식품판매 촉진이 이어졌고, 설 명절 선물가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되면서 매출 증대 효과를 누렸기 때문이다.
이마트 는 올해 5600억원을 투자해 매출 23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본격화하고, 대형마트 점포 리뉴얼은 물론 2025년까지 트레이더스 점포 5개를 신규 출점한다. 롯데마트 역시 추가적 점포 효율화 작업으로 오프라인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보유 자산을 활용한 물류 거점화 점포를 확대하는 등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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