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삼성의 '잃어버린 10년'…檢 과잉 수사 논란 불가피

숫자로 본 삼성의 '잃어버린 10년'…檢 과잉 수사 논란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하면서 삼성가(家) 총수를 비롯한 그룹 전반의 사법 리스크는 최장 10년 장기전에 돌입했다. 삼성의 시계는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약 5년 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숫자로 본 삼성의 '잃어버린 10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날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2018년 11월 20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9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전·현직 삼성 임원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 처분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삼성 합병·승계 의혹 수사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삼성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2016년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해 4년하고 9개월여 만의 결론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 회계 이슈에서 출발한 검찰의 수사가 앞서 특검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수사와 사실상 동일 선상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고 봤다.


단일 사건의 혐의를 따지는 데 무려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애초에 답을 정해놓고 증거를 찾은 게 아니냐는 과잉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배경이다.

숫자로 본 삼성의 '잃어버린 10년'…檢 과잉 수사 논란 불가피


결국 검찰의 기소 강행으로 삼성은 잃어버린 10년과 마주할 처지에 놓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총수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삼성바이오 건으로 추가 기소돼 1심부터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뇌물 혐의 재판까지 감안하면 첫 특검 수사 이래 사실상 10년 가까이 정상적 경영 활동이 어려운, 이례적인 경우다.


檢 과잉 수사 논란 불가피

일련의 과정에서 검찰은 과잉 수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객관적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4년9개월여 동안 검찰 소환조사 10회, 구속영장실질심사 3회 등 진기록을 남겼다. 특검 기소에 따른 재판은 무려 80차례였다.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직접 출석한 재판은 1심에서만 53차례를 포함해 총 70여차례다. 1심 재판 시간만 합쳐도 477시간50분에 이른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 기간에는 압수수색 50여차례, 임직원 소환조사 건수만 430차례가 넘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법원까지 갈 수밖에 없어 이 부회장의 재판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사업이라는 것은 거래 상대방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삼성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겼기 때문에 자본 조달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글로벌 기업 삼성에 대한 불신을 키워 우리나라 전체의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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