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 LG 등 전자업계가 사장단 인사를 실시하면서 각 사의 내년 전략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IT·전자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가 불안정한 만큼, 인사 폭은 최소화하되 최고경영자(CEO) 군을 두텁게 만드는 것이 공통적인 모습이다. 오랜 시간동안 전자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을 유임, 전진배치해 무게를 실은 것이다. 1일 삼성그룹은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를 내지 않았다.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각 부문장 교체도 없었고, 전자계열사 사장들도 모두 유임했다.
다만 권 부회장이 겸직했던 종합기술원장직, 윤 사장이 겸직했던 생활가전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이 함께 역임했던 무선사업부장직은 모두 후임 사장들에게 물려준다. 부문장은 경험이 많은 기존 사장들이 끌고가되, 세부 사업부에는 젊은 피를 수혈해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번에 승진한 고동진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맡으며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게 되며, 정칠희 부사장 역시 사장으로 승진해 종합기술원장을 맡는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 역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사업을 키워낸 인물들을 전진배치하며 사장단에 힘을 실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오히려 축소됐지만, LG를 키워낸 인물들을 주요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며 자신감을 내비친 것.
특히 LG는 임원을 포함한 전체 승진규모는 122명으로 지난해(130명)에 비해 다소 축소됐지만, 사장급 이상(부회장·사장 포함) 승진자는 10명으로 지난해(3명)보다 늘어나 CEO가 강화된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에너지 솔루션과 자동차 부품 장비기술 개발에 기여한 홍순국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전무)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장으로 초고속 발탁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인사에 대해 "각 전자계열사에서 핵심 제품을 개발한 인재, 어려운 경영환경을 과감히 돌파한 인재 등을 일선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평가하며 "이미 성공 경험이 있는 인재들을 내세워 임직원들에게 '시장선도'에 대한 자신감을 실어준 것이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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