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에‥펀드 투자자 반발매수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 유입‥1~9일 기준 1990억 순유입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공포로 증시가 2100선 이하로 밀리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저가매수세가 나타나며 지난 석달 동안 이어졌던 펀드 환매 움직임도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 1990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증시가 본격 상승한 3월 1조6193억원이 순유출된 데 이어 4월 2조6666억원, 5월 472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9일을 제외하고는 1~8일까지 6거래일 연속 소폭이나마 자금이 들어왔다.

지난 1일 2102.37을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가 2일 2100선을 내준 후 10일 2051.32까지 밀리면서 저가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 흐름을 보면 코스피가 2100을 넘어서면 투자자들은 펀드 환매, 2100을 밑돌면 펀드 매수에 나선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그동안 주식을 내다팔았던 펀드 매니저들도 장바구니에 주식을 담고 있다.지난 1~10일 투신권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KODEX200'으로 1428억1100만원을 사들였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을 매수해 지수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뒤를 이어 삼성물산 (641억9900만원), SK텔레콤 (283억8200만원), 금호석유 (234억9400만원), 삼성전자 (231억5600만원), 롯데칠성 (224억1100만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최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발표한 제일모직을 집중 매수했고, 14도 소주 신제품인 '순하리'를 출시해 저도수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칠성 비중도 늘렸다.

이와 관련해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대기 물량이 전부 소화됐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 연구원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례에 비춰볼 때 메르스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으로 오는 3분기에는 증시가 메르스의 영향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가 2100선을 회복하면 다시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향후 추이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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