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株, 새판짜기는 없다…'부익부 빈익빈'

개발·마케팅에 투자하는 만큼 게임 흥행

[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모바일 게임 대형주들의 하락장 속에 신예 소형주들이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자금력이 큰 대형사가 주식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발과 마케팅에 얼마큼 돈을 쓰느냐에 따라 게임 흥행 여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달간 모바일 게임주들 중 유독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했다. 시총이 7조원을 넘는 카카오 와 4조원을 넘어서는 엔씨소프트 가 나란히 10% 가량 하락했다. 시총 8000억원을 웃도는 웹젠 컴투스홀딩스 도 각각 22.7%, 29.9%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위메이드 (10.9%)와 위메이드플레이 (8.8%)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NHN 만이 0.4% 소폭 상승에 그쳤다. 소형주들의 강세는 두드러졌다. 시총 1000억원인 바른손이앤에이 가 51.5% 뛰었고 플레이위드 도 12.4% 상승했다. 조이시티 (3600억원)와 한빛소프트 (1700억원)도 각각 12.5%, 2.57% 올랐다.

실적이 이들의 주가 향방을 가른 것은 아니다. 지난해 다음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웹젭은 413%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2780억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게임빌은 전년 대비 6.2% 영업익이 줄었다.

소형주 가운데 조이시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5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고 한빛소프트의 영업이익은 8억원, 바른손이앤에이는 영업손실 6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보다 신작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주요하게 작용했다.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성장성에 대형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주요 시장에 법인을 보유한 업체들이 적자생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 해외시장에서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업체들, 곧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얘기다.

일례로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사 슈퍼셀은 TV 광고에 돈을 쓰면서 돈을 벌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국내에 출시되고 2년여 동안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매출 순위가 20위권에 머물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부터 지상파 CF, 지하철과 버스 등에 대규모 광고를 펼치면서 국내 매출 순위 1위에 등극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의 국내 월매출은 200억원, 지난해 슈퍼셀이 세계적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슈퍼셀은 영화 ‘테이큰’에 출연한 유명 배우 리암 니슨을 모델로 기용해 클래시 오브 클랜 광고를 세계에 내보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모두의 마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게임빌의 ‘별이 되어라’ 등 여러 모바일게임 광고들이 전파를 타고 있다. TV 광고에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대규모 게임사 ‘그들만의 리그’가 시작된 셈이다.

유승준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사들의 마케팅 경쟁이 거세지면서 자금여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게임사들이 경쟁에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시장을 선점해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그 중 일부를 마케팅으로 재투자하고 있는 넷마블, 컴투스, 4:33 등의 위치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지 기자 eunji@paxnet.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