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의 공백이나 제한적인 활동으로 재계 간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양국 재계 간 협력 약화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최근 4년여간 맡아 온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미 재계회의 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그룹을 정상화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평소 영어에 능통한 현 회장은 2009년 11월 전경련의 위촉을 받아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한미 재계회의를 주재해 왔다. 현 회장은 한미 재계회의 미국 측 위원장인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과 인연이 깊다. 한미 재계회의가 미국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진행되는 만큼 미국 측 재계 인사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재계는 현 회장의 부재가 양국 간 FTA 활성화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한미 FTA 국회 비준 촉구, 한미 입국 비자 면제 협정 등을 주도했던 한미 재계회의가 최근 현안을 중견·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목표로 하는 한미 FTA 활용 방안 제고에 집중해 왔는데 현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올 1월 현 회장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 분과위 합동회의에 참석, 미국 재계 및 정부 인사들을 만나 FTA 이행 현황과 차세대 산업협력 과제 등에 대한 의제를 논의했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현 회장은 미국 측 고위 인사들과 대화가 가장 원활한 재계 총수로 꼽힌다”며 “한미 FTA 비준안 통과 이후 중견·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현 회장의 부재는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과의 재계 대화 채널도 미국 채널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2005년부터 한중우호협회장을 맡아 온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동양그룹처럼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채권단이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정상화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상호출자 논란이 불거지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1982년 4월 당시 외무부(현 외교통상부)의 정식 인가를 받아 설립된 한중우호협회는 중국전문가 초청 강연회 개최, 중국 외교관 산업시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민간 외교 채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인연은 1992년 8월 한중 수교 직후 고(故) 박성용 회장이 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박 회장의 주요 인맥은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등 최고위층 인사들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중국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중 FTA는 양국 간 가장 중요한 논의 안건이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의 무역 협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중 FT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한일경제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더 이상 한일 간 재계 대화 채널을 담당할 수 없는 처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국세청이 탈세 혐의로 조석래 회장과 효성 법인, 그룹 임원 2명을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일본 유학길에 올라 와세다대학교를 졸업한 조 회장은 대학 동창회장을 맡을 정도로 일본 내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조 회장도 평소 한일 간 FTA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조 회장은 올 4월 한국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를 통해 “양국의 굳건한 경제협력관계를 위해 FTA 체결은 꼭 필요하다”며 “그동안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일본의 농수산물 개방 문제가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는) 한일 FTA를 적극 추진해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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