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5년전 사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신세계그룹의 정규직 전환은 당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CEO 입장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 제도였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정규직 전환은 결과적으로 큰 효과를 거뒀다. 그 성과는 회사 안팎에서 인정을 받았다.
가장 큰 효과는 직원의 만족이다. 직원만족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생각하는 경영방침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신세계 본점 개점 80주년 행사에서 "직원들이 자긍심과 기쁨을 느끼는 회사가 돼야 고객제일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고 가장 존경 받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기존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복리후생 혜택이 기존 직원들과 동등해졌다. 경조금, 학자금 등의 지원은 물론이고, 임금도 전과 비교해 평균 33% 가까이 올랐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고용불안이 사라졌다는 것이 큰 효과다.
덕분에 신세계에 두 번 입사한 특이한 사례도 나왔다. 1979년 신세계에 입사했다가 10년뒤 육아문제를 회사를 떠났던 양수영씨는 2002년 이마트 부천점에 파트타이머로 재입사했고, 2007년 정규직 전환과 함께 다시 신세계의 품에 안겼다. 양씨는 "신세계라면 다시 한번 일해보고 싶은 회사였다"며 "정규직 전환 이후 내 회사가 됐다는 생각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양씨처럼 자부심과 책임감을 찾게 된 사람이 늘면서 퇴직률도 줄었다. 지난 2007년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이 있은 이후에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캐셔 퇴직률은 2007년 이후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8.3%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직원의 만족은 자연스럽게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졌다. 퇴직률이 감소하면서 업무 숙련도는 크게 올라갔다. 이마트는 지난해 캐셔들의 계산 오류 건수가 2006년에 비해 75% 줄었고, 친절도가 높아지면서 고객의 불만접수가 6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정책에 대한 참여도 늘었다. 신세계는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한 신세계 희망배달 캠페인에 대한 캐셔들의 참여가 30%에서 지난해 94%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희망배달 캠페인은 사원들 급여에서 일정 액수를 기부하면 회사가 매칭그랜트 형식으로 같이 기부를 하는 제도다.
대외적인 평가도 좋았다. 신세계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후에 다른 국내 유통업체들도 잇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도 신세계의 정규직 전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좋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신입 사원을 뽑는 경쟁률도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캐셔 상시채용 평균 경쟁률이 7대1 수준에 이른다고 전했다. 동종업계와 비교해 2배가량 높은 경쟁률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직원을 뽑을 수 있게 된 것. 신세계는 "이를 통해 더 우수한 캐셔 선발이 가능해졌고, 업무 생산성도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비용이 다소 들었지만 직원들의 충성도는 더 높아졌고, 사회공헌활동도 늘었다"며 "신세계의 정규직전환이 유통업계 벤치마킹 대상으로 자리매김해 공공부문과 재계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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