場昇不似場 <장승불사장, 장은 오르나 장같지 않다>

상승장 속 증권맨의 탄식

場昇不似場 <장승불사장, 장은 오르나 장같지 않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場昇不似場(장승불사장).'

코스피지수가 연기금과 외국인의 매수세로 다시 2100선을 넘어서던 26일 장중 증권가 메신저를 타고 돈 고사성어 패러디다. 왕소군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패러디한 이 메신저에는 "장은 오르나 장같지않다"라는 한자성어로 헛방질하다 지친 증권사 지점 직원들이 탄식하는 시의 한구절이라는 친절한 해석까지 곁들여졌다.지수는 좀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장을 주도하는 대형주들은 신고가 행진이다. 삼성전자 는 26일 99만8000원으로 마감되며 100만원 시대 기대감을 다시 높였고, 현대차 기아 도 각각 20만원과 6만원대 재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50만원대가 눈앞이고 LG화학은 40만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하이닉스도 지난해 4월 실패한 3만원에 도전 중이다.

주가지수는 고공행진이고, 증시를 주도하는 대형주들은 신고가 행진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증권맨들의 얼굴은 밝지 않다. 이들 몇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별로 오르지 않았다. 주가지수는 오르는데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들의 투자 수익률은 지지부진하니 고객을 대하기가 민망하고 호주머니 사정도 넉넉치 않다.

연초라도 지난해 2000 시대를 다시 연 이들 주도주들로 갈아탔으면 하는 후회를 해보지만 때늦은 후회일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이들을 살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다만 너무 오른 - 적어도 오른 것처럼 보이는 - 주가가 부담스러울 뿐이다. 더구나 이들 간에도 순환매가 빨리 진행되면서 매매 타이밍을 잘못 잡을 경우 낭패보기가 십상이다. 삼성전자 만 하더라도 지난해 11월까진 소외주였다. 지난해 11월3일 삼성전자 종가는 74만원이었다.

최근 1년새 2배 가량 오른 LG화학 도 지난해 11월초순부터 올 연초까지 두달 가까이 소외 주식이었다. 현대차 역시 이 기간 횡보를 하며 상승 에너지를 비축했다. 이들이 쉴때 급등하며 장을 이끌던 삼성전자는 올 연초 95만원대에서 90만원대로 조정을 받은 후에야 가파른 재상승을 할 수 있었다.

이들 몇몇 대형주 위주의 순환매 장이 지속되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운용사들의 주식형펀드들도 대부분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23.47%인데 반해 일반주식형펀드는 19.31%에 불과했다.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자문형 랩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고 연말 랠리를 이어간 지난달 32개 자문사 중 코스피지수 상승률(7.6%)을 넘은 곳은 단 한 곳 뿐이다. 32개 자문사의 평균 수익률은 4.9%로,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8.01%)에도 3%포인트 가까이 뒤졌다.

장은 올랐지만 돈 번 사람은 많지 않다는 푸념이 엄살만은 아니란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푸념은 지수가 2100이 아니라 3000을 가도 있을 수밖에 없다. 단기 흐름을 쫓아서 시장을 이긴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바늘구멍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면 기회가 올때까지 다시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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