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력기기 아직 못 샀다면…숨은 진주 '이 종목' 주목[클릭 e종목]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폭증에 전력기기 업황 장기 호황 전망
"주도주 넘어 밸류체인 후발주에도 리레이팅 기회 확대"

K전력기기 아직 못 샀다면…숨은 진주 '이 종목' 주목[클릭 e종목]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이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변압기·배전반·전선 등 전력기기 전반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빠르게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미 크게 오른 대형 전력기기 업체를 넘어 아직 시장의 주목을 충분히 받지 못한 후발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희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AI 시대의 핵심 자원은 컴퓨팅 파워와 전력"이라며 "AI 인프라 투자는 꺾이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하고 이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의 필요성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핵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향후 12개월 설비투자(Capex) 전망치는 추가 상향 조정됐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는 AI 투자 확대와 함께 수익성 개선까지 나타나면서 AI 인프라 투자 선순환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대표적인 AI 가속기인 엔비디아 GPU 기준으로 보면 차세대 제품이 나올수록 랙당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기존 호퍼(Hopper) 기반 랙 대비 블랙웰(Blackwell) 기반 랙은 약 3.3배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향후 출시될 루빈(Rubin) 시리즈는 여기서 다시 약 1.5배 더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박 연구원은 "전성비 개선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에이전틱 AI 등 추론 스케일 단계로 들어서며 컴퓨팅 파워의 필요 강도가 훨씬 강해졌다"며 "AI 데이터센터의 구조적인 전력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 신규 전력 수요의 절반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에는 미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12%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역시 2024년 약 416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최대 1264테라와트시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기기 산업은 전례 없는 호황 국면에 진입했다. 발전 설비 확대와 함께 송배전망 구축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변압기·배전반·전선 기업들의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노후화된 전력망을 업그레이드만 해도 전력 효율이 약 20% 개선된다"며 "전력기기는 신규 발전원 증가와 노후화 교체 수요라는 초대형 호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공급이다. 전력기기 산업은 인력 중심의 비탄력적인 공급 구조를 갖고 있어 수요가 급증해도 단기간 증설이 쉽지 않다. 실제 초고압 변압기의 평균 리드타임은 과거 1~2년 수준에서 최근 4년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들은 강한 공급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대표 중전기 3사의 최근 2년 평균 거래대금은 이전 3년 평균 대비 약 238%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평균 약 6배 확대됐다. 수주잔고 역시 AI향 수요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2년 대비 올해 말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제 단순 주도주를 넘어 후발주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전력기기가 고성장 섹터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증명하는 가운데 비탄력적인 공급 구조를 감안하면 관련 밸류체인 및 세컨드 티어 업체들의 기회요인도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라며 "후발주자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후발주자의 리레이팅 조건으로 ▲기술력 및 사업 역량 검증 ▲밸류체인 병목 확산 ▲주도 기업 공급 부족 ▲실질적인 이익 레버리지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북미 시장 수주 레퍼런스 확보와 글로벌 대형 기업 밸류체인 진입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교보증권은 대표적인 수혜 가능 기업으로 에스엔시스 KBI메탈 을 제시했다.


에스엔시스는 삼성중공업 기전팀에서 출발한 조선·해양 기자재 전문 기업이다. 배전반과 선박 자동화 시스템, 친환경 솔루션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육상 전력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력기기 기업 ABB와의 협력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에스엔시스는 ABB의 배전반 생산 파트너 인증을 취득해 국제 시장에서 ABB의 전력기기를 직접 설계·조립·판매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박 연구원은 "ABB의 생산 파트너 자격은 단순한 제품 조립을 넘어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고신뢰성 전력기기를 자체 설계 및 생산할 수 있다는 기술력의 증명"이라며 "향후 ABB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내외 데이터센터 시장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BB 역시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ABB는 올해 1분기 전력화 사업부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 수주는 100%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 증가로 중저압 배전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엔시스는 최근 삼성중공업 외에 한화오션이라는 신규 대형 고객사 확보에도 성공했다. 부산 2공장과 거제마린센터, 중국 난통 공장 증설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약 2.5배 확대할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에스엔시스의 2027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8% 증가한 1921억원, 영업이익은 35.5% 늘어난 2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KBI메탈 역시 AI 전력망 확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KBI메탈은 동선, 전선, 변압기로 이어지는 전력망 밸류체인을 구축한 기업이다. 기존 비철금속 가공 사업을 기반으로 최근 전선과 변압기 사업까지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KBI코스모링크를 통해 북미 중심의 전선 사업을 확대 중이다. 미국 매출 비중이 40~50%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미국향 전선 수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동선부터 전선까지 수직 계열화된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뚜렷한 펀더멘탈 개선이 기대된다"며 "원재료 조달부터 최종 완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통합을 통해 원가 경쟁력과 이익 체력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BI메탈은 최근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변압기 제조업체 원영하이텍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북미 전력망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교보증권은 KBI메탈의 2026년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9.9% 증가한 9850억원, 영업이익은 13.7% 늘어난 2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전력기기 호황이 AI 투자 지속과 함께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도주와의 밸류에이션 갭을 축소할 수 있는 후발주자에 대한 주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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