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삼성전자 성과급, 공론화 보단 직접 해결해야"

복잡하고 불신 큰 보상체계 간결히 바꿔야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성과급이 사회적 공론으로 번지는 것은 회사 경영진과 이사회의 무능과 전근대적 인사 정책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정부의 선택에 맡기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요원하다는 비판이다.


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문제에 대해 이같은 논평을 내놨다. 우선 사회적 공론화 대상이 된 것 자체가 이사회와 경영진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포럼은 "보상과 자본배치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핵심 책무인데, 삼성전자 스스로 '회사 문제'를 처리하지 못하니 사회적 공론화하면서 끌려다니고 있다"며 "정부의 선택을 기다리지 말고 반드시 회사 스스로 해결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안으로 주식보상 제도화를 제시했다. 앞서 포럼은 2024년 10월에도 이같은 주식보상제도 도입 제안을 한 바 있다. 포럼은 "목소리 큰 집단에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가 돼서는 안 된다"며 "리스크를 진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매년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나 스톡옵션 등 주식보상을 지급하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포럼은 "빅테크 10년 차 이상의 시니어 엔지니어는 총보상의 절반 이상이 RSU"라며 "삼성전자 같이 지속해서 발전하는 기업의 장기근속 직원이 주식보상을 통해 주주가 되면 '윈윈'"이라고 주장했다.


보상 제도를 보다 투명하고 간결하게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포럼은 "애플이나 엔비디아는 총주주수익률, 매출 증가율, 영업이익 증가율 등 지표를 사용해 성과를 평가하고 보상한다"며 "선진국 기업에서도 사용하지 않고, 사장들도 잘 모르는 복잡한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 성과 평가 및 보상체계를 즉시 폐기하고 간결한 새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노(勞·勞) 갈등도 회사가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성장성, 수익성, 자본집약도 등 산업 특징이 전혀 다른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여러 사업부를 삼성전자라는 한 지붕 아래 두는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라는 분석이다. 근본적으로는 성격이 다른 사업부를 분할해 각자 성장의 길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럼은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처럼 삼성전자를 ▲반도체 ▲파운드리 ▲컨슈머 3개 부문으로 인적분할해 이해상충 우려로 사업 기회를 갖지 못하는 소유 구조의 모순을 극복하고 파운드리 스스로 자립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반도체와 파운드리는 완전 전문경영인체제로 바꾸고, 이재용 회장은 이사회에 참가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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