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닷새간 이어진 전면 파업을 마치고 현장 조업을 재개한 가운데, 연장 및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무기한 준법 투쟁 체제로 전환했다. 파업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규모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주 예정된 노사 교섭 결과가 사태 해결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조합원들의 평일 연차휴가 사용과 휴일 근무 거부 방식을 통해 전면 파업을 진행한 뒤 이날 현장에 복귀했다. 노조는 이날 조업을 재개했지만 연장 및 휴일 근무를 전면 거부하는 형태로 무기한 준법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 복귀와 관련해 "안전 작업과 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정 내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며 사측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특성상 사측은 노조의 준법 투쟁이 실제 생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측은 "준법 투쟁 방식에 따라 손실 규모는 달라진다"며 "24시간 가동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특성상 잔업·특근 거부뿐 아니라 긴급 상황 발생 시 필수 인력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직원들에게 이러한 업의 특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한편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사전 준비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60여명 규모의 부분 파업을 선행한 바 있다. 이 여파로 인해 회사 측의 주요 생산 품목인 항암제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일부 제품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회사 측은 이 기간 발생한 조업 차질 등으로 인한 손실 규모가 약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사는 핵심 쟁점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는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350만원의 정액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정액 인상분만으로도 신입사원 초봉 기준 약 7%의 인상 효과가 발생해, 이를 합산한 총 임금 인상률은 21.3%에 달한다. 이는 사측이 제시한 역대 최고 인상안인 6.2%를 세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노사는 앞서 지난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중재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노조의 준법 투쟁 체제 돌입 이후에도 노사 간 대화 창구는 계속 유지된다. 우선 이날 노사 대표교섭위원 간 1대1 미팅이 열린다. 이어 오는 8일에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참여하는 노사정 미팅이 연달아 진행될 예정이다. 양측 모두 파업과 조업 차질에 따른 금전적, 외형적 부담감을 안고 있는 만큼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새로운 협상 카드를 제안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의견이) 좁혀진 부분은 없다"면서도 "노사 양측 모두 피해가 있는 만큼 출구 전략 중 하나로 노조는 격려금을 상향하되 재원 일부를 노사상생기금으로 조성해 일부를 지역사회 환원, 협력업체 지원 등의 재원으로 사용하자는 부분도 적극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번 주에만 두 번의 대화를 더 진행하기로 한 만큼 성실히 대화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