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Story]알테오젠-할로자임 분쟁 내달 초 첫 결정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인터뷰②

"할로자임 주장, 특허법 기본 원칙 위배"
"최악의 경우에도 다시 싸울 수 있어"

[Bio Story]알테오젠-할로자임 분쟁 내달 초 첫 결정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자사를 상대로 미국 할로자임이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에 대해 "지금까지는 굉장히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바꾸는 핵심 효소 'ALT-B4'를 머크(MSD) 등 글로벌 빅파마에 공급하고 있는데, 같은 시장의 선두 기업인 할로자임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견제에 나선 상황이다. 여러 건의 분쟁 가운데 첫 결정은 6월 초 내려진다.


알테오젠을 둘러싼 분쟁 구도는 ▲머크가 할로자임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 ▲할로자임이 알테오젠을 상대로 제기한 또 다른 특허 무효 심판 ▲할로자임이 머크를 상대로 미국 뉴저지 연방법원에 낸 특허 침해 소송 등 세 갈래다.

[Bio Story]알테오젠-할로자임 분쟁 내달 초 첫 결정

가장 먼저 결과가 나오는 것은 머크가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청구한 무효 심판(PGR)이다. 머크가 무효화하려는 대상은 할로자임이 보유한 히알루로니다제 변형 효소 특허(MDASE)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꿀 때 약물이 피부 아래에서 잘 퍼지도록 도와주는 효소로 알테오젠의 ALT-B4와 할로자임의 자체 효소가 모두 이 계열에 속한다. 할로자임이 이 특허로 광범위한 권리를 인정받으면 머크가 알테오젠과 손잡고 출시한 키트루다 SC를 비롯한 후속 제품 개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머크가 직접 무효화 심판에 나선 이유다.


머크가 내세운 무효 논리는 두 가지다. 먼저 할로자임이 실제로 만들어 검증한 물질의 범위를 훨씬 넘어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수많은 변형 효소까지 모두 자기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대표는 "할로자임이 권리를 주장하는 변이체의 수가 지구상의 모래알보다 많다"고 표현했다.


그는 또 이런 광범위한 권리 주장이 특허법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특허를 인정받으려면 다른 연구자가 특허 문서만 보고도 해당 발명을 재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들어보지도 않은 영역까지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이 원칙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앞서 할로자임은 이 심판 자체를 막기 위해 두 차례의 시도를 했다. 한 번은 미국 특허청장의 재량으로 심판을 기각해달라는 신청을 한 것, 또 한 번은 머크 측 인사가 절차에 부적절하게 관여하고 있다며 자격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두 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할로자임 MDASE 특허의 유효·무효 여부에 대한 미국 특허심판원의 최종 결정은 6월 초로 예정됐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rk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자사를 상대로 미국 할로자임이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에 대해 "지금까지는 굉장히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동훈 기자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rk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자사를 상대로 미국 할로자임이 벌이고 있는 특허 분쟁에 대해 "지금까지는 굉장히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동훈 기자


전 대표는 이 심판 결과를 알테오젠의 사업 향배와 직결시키는 해석을 경계했다. 머크의 PGR은 어디까지나 할로자임 특허 자체의 유효성만 따지는 절차이지, 알테오젠의 ALT-B4가 그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가리는 절차는 아니라는 이유다. 설령 할로자임이 PGR에서 이겨 특허가 살아남더라도 ALT-B4가 그 특허를 침해한다는 결론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ALT-B4 자체가 애초에 할로자임 특허 권리범위 밖에 있다는 것이 알테오젠의 입장이다. ALT-B4는 자연 상태의 효소와 구조가 다른 독자 변이체로, 할로자임 특허가 주장하는 방식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ALT-B4는 자연 상태의 효소와 구조가 다른 독자 변이체로, 할로자임 특허가 주장하는 방식과는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미국 최상위 지식재산권 전문 로펌들로부터 ALT-B4가 할로자임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의견서(FTO)를 받아둔 상태"라며 "머크를 포함한 8곳의 글로벌 파트너사가 계약 전 직접 수행한 특허 실사도 모두 통과했다. 빅파마들이 직접 검증하고 계약한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알테오젠은 할로자임이 생산 공정 특허를 겨냥해 별도로 제기한 또 다른 무효 심판(IPR) 역시 미국 현지 로펌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머크와의 계약서에는 어떤 분쟁 결과가 나오더라도 알테오젠이 받기로 한 로열티에는 변화가 없도록 명시돼 있다. 전 대표는 "최근에는 협상 중인 글로벌 파트너사들 사이에서도 할로자임 특허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공유되고 있다"며 "실제로 신규 계약 협상 과정에서 특허 관련 질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정연 기자 jy@asiae.co.kr
대전=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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