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AI 메모리 절대 강자'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액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에 세웠던 역대 최대 매출(32조8267억원)과 영업이익(19조1696억원) 기록을 1개 분기 만에 갈아치운 수치다. 특히 매출은 분기 최초로 '50조원 시대'를 열었으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9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 컨센서스는 각각 34조8753억원, 50조1046억원이었으나, 실제 성적표는 이를 훨씬 상회했다.
주목할 점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익성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72%로, 전년 동기(42%) 대비 30%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인 엔비디아(67.7%), TSMC(58.1%), 삼성전자(43%)를 모두 앞지른 수준이다. 글로벌 제조기업이 7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호실적에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19.4조원 늘어난 54.3조원을 기록한 반면, 차입금은 2.9조원 감소한 19.3조원으로 줄어들며 35조원의 순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기업형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가 모델 학습 단계를 넘어 실시간 추론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며 메모리 수요가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에 따른 가격 상승도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95% 급등한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을 각각 74%, 48%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범용 D램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84%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신제품 공급을 통해 다양화된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HBM의 수율과 품질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한편, 세계 최초로 10㎚(1㎚=10억분의 1m)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이달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모듈 192GB 소캠2(SOCAMM2) 공급을 본격화한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호실적의 배경과 향후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은 경영진 발언에서 보다 구체화됐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6세대 HBM4의 엔비디아 공급 물량 확대 계획을 밝혔다. 김 CFO는 "고객사와 초기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만족하는 제품으로 협의된 일정에 맞춰 물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능, 수율, 품질, 공급 안정성을 통합한 종합적인 실행 역량이 회사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만큼 당사는 이를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분간 메모리 수급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CFO는 "공급사들은 단기간 내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수급 부족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도 과거에 비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급 제약에 대응해 공급 기반 확충에도 속도를 낸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19조원 규모의 AI 메모리 패키징 전용 공장 'P&T7' 건립에 착수했다. 아울러 청주 M15X 가동률 확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극자외선(EUV) 핵심 장비 확보를 위해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건립하는 AI 메모리 패키징 전용 공장 'P&T7' 조감도.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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