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찾아야 하는 어피니티…롯데렌탈 포기할수도

매물로 내놓은 SK렌터카 흥행 난항
롯데렌탈 거래 규제·여론 리스크만 부각
어피니티 셈법 복잡…인수 재검토 가능성도

렌터카 사업을 두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렌탈 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하자 SK렌터카를 매물로 내놨지만 시장 분위기는 시큰둥하다.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조심스럽게 롯데렌탈 인수 포기까지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SK렌터카 매수자를 물색 중이다. 국내 주요 운용사들에게 매각 제안이 전달됐지만 반응은 미지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내 대형 PE 관계자는 "제안이 들어와 검토했지만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지 않아 접었다"며 "누군가 인수하더라도 SK렌터카 내부 정보는 이미 다 파악하고 있을 어피니티가 가진 업계 1위 롯데렌탈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지간히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하지 않는다면 추후 회수에서 어려움을 겪을 게 뻔하다는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거래 흥행 불발이 지속될 경우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거래 조건 조정이나 인수 철회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어피니티는 출자자(LP)들이 가장 꺼리는 상당한 규제 리스크 한가운데 섰기 때문이다.


우선 상법 변수다. 이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규정한 개정 상법이 통과된 상황에서,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대주주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챙겨주며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어피니티는 대주주인 롯데그룹 지분 56.2%를 주당 7만7000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당시 시가 2만9000원 대비 160%가 넘는 프리미엄을 책정했다. 반면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상증자 가격은 2만9180원에 불과했다. 여기에 공정위의 SK렌터카·롯데렌탈 기업결합 불허 결정까지 겹치면서 현 정부의 소액주주 보호 기조, 독과점 및 담합 반대 기조와 정면충돌하는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어피니티가 LP들이 먼저 거래 중단을 요구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거래는 은밀히 진행되기 마련인데 거래가 지금 단계까지 왔음에도 잡음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며 "오히려 국내외 LP들에게 현 상황을 실감하고 오히려 거래 철회를 유도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렌터카도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고, 거래 과정에서 롯데렌탈의 사업 구조와 내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던 만큼 어피니티는 향후 SK렌터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용 측면에서도 어피니티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가 매수자 단순 변심으로 무산된다면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번처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거래라면 심사 결과에 따라 거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한 국내 PE 관계자는 "이 정도까지 흘러온 것을 보면 이번 거래는 매수자 우위 거래로 보인다"라며 "거래가 철회되면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롯데그룹만 발등에 불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구 찾아야 하는 어피니티…롯데렌탈 포기할수도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