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승계]진양제약②CB전환 공시 한 번도 안했다…소액주주 '뒷통수'

11번 모두 미공시…전체 10% 물량 깜깜이 출회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도 위반

왼쪽부터 최윤환 진양제약 회장, 최재준 진양제약 대표. 진양제약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최윤환 진양제약 회장, 최재준 진양제약 대표. 진양제약 홈페이지 캡처


코스닥 상장사 진양제약 이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청구 공시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양제약 전체 주식의 10%가 넘는 물량이 시장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풀린 셈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제약은 2021년 11월 160억원 규모 제1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 만기 이자율은 0%다. 투자자들이 이자수익보다 주가 차익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초 주식 전환가는 6668원이다.

CB는 이자를 받는 일반적인 사채처럼 운영되다가 일정 기간 후 투자자가 원할 때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진양제약의 1회차 CB는 발행 후 1년 후인 2022년 11월부터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진양제약의 1회차 CB는 지금까지 총 11번 주식으로 전환 청구됐다. 금액으로는 66억1000만원이고, 주식으로는 125만8760주가 새로 발행됐다. CB 전환 전 진양제약 주식 총수 대비 10.5%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하지만 진양제약은 '전환청구권행사' 공시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전환청구권행사 공시는 신주가 발행돼 주가가 희석될 수 있는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리는 공시다. 통상 신주가 상장되기 2주에서 한 달 전에 공시한다.

이를 제때 공시하지 않으면 일반 주주들은 주가 희석 리스크를 사전에 알 수 없다. 전환된 주식이 상장되기 직전 거래소가 '추가상장'이라는 공시를 내보내긴 하지만,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진양제약은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소 규정 상 발행주식 총수 대비 1% 이상의 주식이 전환 청구될 경우 공시를 해야 한다. 진양제약의 CB 전환청구 규모가 1%를 넘긴 것은 총 다섯 번으로 추산된다.


이중에는 지난 6월 최윤환 진양제약 회장이 가져간 9억원 규모 CB의 전환 청구건도 있다. 회사 오너 일가가 자신이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1%이상의 지분을 확보함에도 시장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지적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일 진양제약이 특수관계자인 '제니스밸류에셋'에 넘긴 45억원 규모 CB와 관련된 '주식들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두 법인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진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경영권을 가진 최대주주와 연명보고를 하거나 '경영참여'로 지분 보유 목적을 공시한다.


제니스밸류에셋은 진양제약의 전·현직 경영진들이 다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던 법인이다. 현재 최대주주 법인의 대표도 진양제약의 경영진이다. 그럼에도 제니스밸류에셋은 진양제약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향후 제니스밸류에셋 지분이 최대주주 우호 지분으로 활용되면 금융감독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공시 규정 위반 등에 대해 진양제약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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