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그룹·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건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의회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지난 4일 단행된 이민 당국의 대규모 단속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계 근로자를 포함해 수백명의 이민자가 구금됐고 그 안에는 미국 시민과 합법적 영주권자도 있었다고 전해진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적 범죄자를 겨냥하기보다는 대규모 추방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직장과 유색인종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분별한 조치는 가족을 갈라놓고 경제에 피해를 주며 글로벌 파트너와의 신뢰를 훼손한다"면서 "행정부가 피해 근로자들을 위해 정당한 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 상원의원,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을 포함해 20명이 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단속을 두고 조 바이든 전 행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공장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2년 방한했을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건설 계획을 발표한 곳으로,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현장을 찾아 자신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 업적을 강조한 바 있다.
샘 파크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번 단속은 조지아 근로자와 가족에 대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공격"이라며 "청정 에너지 미래를 건설하는 바로 그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가족을 갈라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지아의 번영은 노동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단속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지역구의 버디 카터 연방하원의원(공화·조지아)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의 용감한 법 집행관들이 미국 근로자를 우선하고 우리 지역사회를 불법 이민이라는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 과감한 행동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근면성실한 미국인에게서 일자리를 빼앗아 불법 이민자에게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도널드 트럼프가 있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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