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I홀딩스 매각 초읽기…MBK·미래에셋 vs CJ 수싸움 시작

CJ CGV 아시아 지역 지주사 'CGI홀딩스'
FI 측, 상장 실패에 동반매도권 행사

영화산업 침체, 적자 지속에 원매자 찾기 어려워
CGI홀딩스 포기는 아시아 지역 철수 의미…복잡한 셈법

CJ CGV의 아시아 지역 영화관을 관리하는 CGI홀딩스의 경영권이 강제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CGI홀딩스의 2대주주이자 재무적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이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 행사 의사를 통보했지만 CJ CGV 측이 콜옵션(특정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행사에 나서지 않으면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 측은 CGI홀딩스 콜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CJ CGV와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측이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동반매도권 통보 이후 10영업일 안에 CJ CGV는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하지만 CJ CGV 측은 끝내 '미회신'했다. 콜옵션 행사 여부 미회신은 지분 재매입 포기로 간주한다.

CGI홀딩스 매각 초읽기…MBK·미래에셋 vs CJ 수싸움 시작

CGI홀딩스는 CJ CGV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이다.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는 2019년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 성격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CGI홀딩스 지분 28.57%를 3335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3년 6월까지 기업가치 2조원 이상으로 CGI홀딩스의 홍콩증시 상장을 약속했다. 실패 시 콜옵션과 최대 주주의 지분을 포함한 동반매도권에 대한 조항까지 삽입했다.

그러나 상장 계획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꼬이기 시작했다. 극장 문을 열 수 없어 CGI홀딩스 실적이 무너져 내린 탓이다. 이에 지난해 7월 CJ CGV는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가 보유하던 CGI홀딩스 주식 19만8830주를 1262억원에 취득하며 한 차례 동반매도권 행사 시기를 올해로 연장했다. 현재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가 보유 중인 CGI홀딩스 지분은 17.58%다. 지난해 거래가를 적용할 경우 25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CJ CGV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며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측으로 공이 넘어갔지만 양측의 셈법은 복잡하다.


우선 영화산업 전반이 침체돼 있어 CGI홀딩스의 경영권을 사 갈 원매자가 있을지다. CGI홀딩스는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 적자 24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35억원 적자를 냈다.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콜옵션을 포기했지만 CJ CGV 측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CGI홀딩스 매각은 곧 CJ CGV의 아시아 지역 철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성장 동력의 한 축인 글로벌 사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최근 베트남과 중국에서 실적 반등이 가시화됐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CGI홀딩스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는 CJ CGV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엔 당기순이익 45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내 대도시를 중심으로 83개 극장, 478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CGI홀딩스의 자회사인 UVD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당기 적자 122억원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UVD엔터프라이즈는 중국 및 홍콩에 113개 극장, 896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는 매각 주관사 선정 등 CGI홀딩스 경영권 매각에 나서는 한편 CJ CGV와 최종 협상도 함께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맺은 약정에는 동반매도권 행사 이후에도 한 달여간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우선 하나씩 카드를 꺼내 보이며 수 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CGI홀딩스가 시장에 나온 게 아닌 만큼 상황을 속단하기 이르고, 양측이 물밑에서 지속적인 힘겨루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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