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제약 합병, '주주 반대'에 "현 시점 추진 않기로"

셀트리온 주주, '합병반대'가 우위
대주주 지분 합산 시 70% 이상 반대
제약 주주는 68%가 찬성
셀트 주주 "합병비율 불만족" 목소리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양 사 합병과 관련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에서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양사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현시점에서는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16일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왼쪽)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발표 현장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왼쪽)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발표 현장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셀트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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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은 올해 초 완수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이어 셀트리온제약까지 아우르는 '2단계 합병'과 관련해 최근 주주들의 의견을 구해왔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는 주주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기관투자자들 대상으로는 독립 외부기관이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회계법인의 외부평가, 글로벌 컨설팅사가 참여한 내부평가도 함께 이뤄졌다.

주주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 주주들은 반대, 셀트리온제약 주주들은 찬성이 우위를 보였다. 설문에 응한 셀트리온 주주 중 찬성은 8.7%, 반대는 36.2%, 기권 55.1%로 조사됐다. 여기에 앞서 그룹 측이 주주 중 다수 의견에 따르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서정진 회장(3.81%)과 셀트리온홀딩스(21.96%) 등의 대주주 지분을 반대 측에 합산하면 총 70.4%가 반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권 의견까지 합병에 찬성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경우 합병 반대 비율은 최대 96%까지 늘어난다.


반대 의견을 낸 주주 중 58%는 '합병비율에 불만족'을 이유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21%는 '셀트리온제약은 이미 셀트리온의 자회사로 합병 실익 부족'을 이유로 제시했다. 또한 이들은 합병 추진 시 필요한 선결 조건으로는 '셀트리온 주가 상승 또는 양사 간 합병비율 감소'를 가장 많이 꼽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주주들은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났다. 찬성이 67.7%, 반대 9.8%, 기권 22.6%로 집계됐다. 찬성 측 주주들은 합병 시 종합생명공학연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신약 개발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찬성 사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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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특별위는 이외에도 외부평가 및 내부평가 등을 통해 합병 시너지,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 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 의견 등 5개의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현시점 합병 절차 추진 시 각 요소에 미치는 영향과 양사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점이 없는지에 중점을 두고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항체의약품 판매, 위탁생산(CMO), 항체·약물 접합체(ADC) 개발 등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성과가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같은 성장 계획이 구체화하고 시장에 전달 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이다.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재무적 위험에 대해서는 셀트리온이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 주식 2171만주(54.8%,약 1조6847억원)가 소멸함에 따라 미래성장자금 활용이 제한되고 합병 법인의 재무 지표도 소폭 악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비재무적 위험 분석에서는 일부 내부거래 해소에 따른 리스크가 감소하지만 합병 법인의 영업조직 흡수에 따라 조직관리 위험은 일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금 검토에 대해서는 합병 진행 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기권 의견을 고려할 때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선행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수준을 크게 넘어설 수 있어 해당 자금 조달 및 이에 따라 발생한 금융비용이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합병 시너지에 대해서는 합병 시 양사 간 바이오·케미컬 기술 융합으로 인한 연구개발(R&D) 강화, 프리필드시린지(PFS) 제조설비 내재화를 통한 공급 안정성 제고, CMO 사업 확장 가능성 등 포트폴리오 강화, 비용 절감, 생산 효율화 등 긍정적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충북 청주 셀트리온제약 공장 전경 [사진제공=셀트리온제약]

충북 청주 셀트리온제약 공장 전경 [사진제공=셀트리온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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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이사회는 주주 의견 청취 결과 및 특별위의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있더라도 다수 주주의 반대 의견과 다양한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제약 이사회도 합병에 따른 다수의 중장기적 사업 시너지가 성장에 기여하며 사업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별위의 판단이 있었지만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합병 추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시점의 합병 추진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셀트리온제약이 현재 추진 중인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이른 시일 내 기업 가치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합병 추진 여부 검토를 맡은 이재식 셀트리온 특별위 위원장은 “양 사의 합병 추진 결정이 과연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특별위 설치를 건의했다"면서 "특별위에 참가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론을 이사회에 제출했고 이 같은 의사 결정 과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매우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양 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양사 이사회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양사는 이제 본업에 집중해 성장과 그룹 내 시너지 창출에 더 몰두할 계획”이라며 “양사 주주의 이익이 수반되는 통합은 주주가 원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해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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