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업 보도자료도 AI가 쓴다..LG, 4대그룹 첫 AI홍보맨 도입

업계 첫 사례 AI에 진심인 LG
문구제언 참고 주로 분석자료에 활용

단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LG 그룹 계열사 '홍보맨'들이 자사 초거대 AI(인공지능) '엑사원'을 업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외부와 소통하는 홍보 업무에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AI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는 보도자료 제목을 지을 때 엑사원 의견을 참고한다. 그룹 차원에서 AI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들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활용하고 있다.

LG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작년 12월20일 영상 신년 인사가 담긴 이메일을 임직원에게 전달했다.[사진제공=LG]

LG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작년 12월20일 영상 신년 인사가 담긴 이메일을 임직원에게 전달했다.[사진제공=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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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I연구원은 2020년 말 출범 후 해마다 연말 '토크 콘서트'를 연다. 지난해 말 콘서트에 샘플 시연 방법을 임직원들에게 공개했다. 내부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은 활용하도록 했다. 홍보실 직원들은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홍보자료를 작성한다.


네이버 AI 번역기 '파파고'처럼 글자를 입력하면 엑사원이 답을 내는 방식이다. 홍보실 직원들이 보도자료 텍스트를 입력하면 '마케팅 문구'를 제언하고 문장 뉘앙스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중립적인지 판단해준다. 이 중 마케팅 문구 제언 기능은 보도자료 제목을 판단하는 데 쓰인다. 엑사원 추천 그대로 제목을 짓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사람이 확인 작업을 한다.


LG 엑사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3000억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보유한 초거대 AI다. 초거대 AI로 인정받으려면 딥러닝(심층학습) AI 중 파라미터가 무수히 많아 스스로 생각, 학습,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LG 엑사원과 네이버 서치 GPT 등이 초거대 AI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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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수준과 활용도는 상관 관계가 낮은 편이다. AI '스팩'과 별개로 홍보 담당자 성향과 홍보 전략에 따라 인용 수준은 달라진다. 관심 있는 홍보맨이 엑사원 플랫폼에 로그인해 필요한 만큼만 활용하는 수준이다. 특히 오너나 CEO의 중대 발언,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등 즉석에서 튀어나오는 뉴스엔 활용하지 않는다. 주로 분석 자료에 쓰인 어려운 학술 용어나 개념 때문에 헷갈릴 때 쓴다.


익명을 요구한 LG 계열사 임직원은 "엑사원으로 제목 샘플을 10여개 뽑아 참고만 하고 제목은 직접 단다"며 "엑사원은 인사이트(통찰)를 얻는 차원에서 참고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LG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는 AI에 진심이다. 구 대표는 작년 3월 말 열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AI 등 새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계속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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