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해진 정세에…삼성·LG, 美 전직관료 영입 '리스크 최소화'

G2 갈등 속 미 정책 기조에 따른 파급력 점차 커져
韓기업, 주요 인사 영입해 대관 강화하고 선제 대응

LG가 미 워싱턴사무소 소장으로 영입한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

LG가 미 워싱턴사무소 소장으로 영입한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삼성전자 와 LG가 나란히 미국 정계 거물급 관료 출신을 영입하며 대관 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이 글로벌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LG는 18일(현지시간)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워싱턴사무소 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LG는 향후 워싱턴사무소를 정식 운영하며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을 중심으로 미 정계와 의회,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대외협력 채널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 에서 해외 대관업무 수행을 위해 파견된 임병대 전무가 공동으로 워싱턴사무소 소장을 맡아 헤이긴 전 부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LG맨'이 된 헤이긴은 40년 넘게 백악관 및 정계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무려 4명의 공화당 대통령 및 부통령을 백악관에서 보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첫 부비서실장을 지낸 그는 북·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일정 등을 조율하며 트럼프 '집사'로 불리기도 했다.

LG는 그동안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워싱턴 사무소를 운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이 글로벌 기업들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면서 그룹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오하이오주에 대규모 자동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LG그룹 내 주력 사업 전개에 있어서도 워싱턴 정계 및 관가와의 접촉을 늘릴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LG는 지난해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송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대관 업무를 확대할 필요성을 논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삼성전자 도 백악관 및 정부 부처, 미 의회와의 접촉을 늘리고 대관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는 최근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대외협력팀장 겸 본사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오는 3월부터 워싱턴사무소에 상주하며 대관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2014년부터 2017년 1월까지 주한미대사를 지냈다. 이후 미국 보잉 부사장, 유튜브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책 총괄 등을 거쳤다.


삼성전자 는 리퍼트 전 대사 영입을 발표하면서 그가 입법·규제 동향과 정책을 기업 및 비즈니스 전략에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리퍼트는 삼성전자 북미법인에 수십 년간의 공공정책 경험뿐 아니라 지정학이 미국 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생산공장) 공장 설립을 확정하고 올해 상반기 내 착공을 앞둔 상황이다. 총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 테일러 공장과 향후 삼성의 추가 투자 및 신사업 진출 등에도 리퍼트 전 대사가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혜영 기자 h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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