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인한 중국 시안(西安)의 전면 봉쇄 조치가 2주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시안의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을 축소 운영 중인 삼성전자 도 봉쇄 장기화 길목에 접어든 상황과 당국의 추가 조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안 상황과 더불어 연초부터 반도체 생산 공정 관련 변수가 잇달아 돌출하면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예상과 달리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는 시안에 운영 중인 낸드플래시 생산 1, 2라인을 기존보다 축소 운영하며 비상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는 시안 봉쇄령이 내려진 후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생산 및 고객사 공급 영향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물자와 인력 이동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결국 봉쇄 6일 만인 지난해 12월29일 가동을 축소하며 생산량을 줄였다. 당시 삼성전자 는 뉴스룸을 통해 "생산라인의 탄력적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정확한 시설 가동 축소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고객사에 대한 공급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함을 시사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봉쇄 조치가 2주 넘게 이어지는 등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 가 언급한 ‘탄력적 조정’ 범위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0) 코로나’를 표방하는 중국 당국이 1월 말부터 시작되는 춘제(설) 연휴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방역 고삐를 쉽게 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지 언론도 시안 내 감염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긴 했지만, 당장의 봉쇄 해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난해 초 미국 오스틴 한파로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시안 상황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전기를 포함한 기반 시설 자체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
시안 봉쇄 장기화로 인한 공급 타격이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안 공장은 삼성 낸드 전체 생산량의 42.5%, 전 세계 생산의 15%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최근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의 독일 베를린 공장 화재와 TSMC가 있는 대만 지진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반도체 구매·보유 심리가 이전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현물 가격은 5일(현지시간) 기준 3.700달러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다운 사이클이 시안 봉쇄 및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기업들의 여러 변수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종료될 것이란 예측도 이어진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 삼성전자 가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일부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마이크론도 D램 후공정 생산라인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며 "현물가 강세로 고정가격과의 괴리율이 축소되는 등 가격 협상 환경이 공급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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