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설 연휴를 마치고 15일 개장하는 우리나라 증시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설 연휴(11~12일) 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미국과 영국 등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났지만 글로벌 시장 대비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낸 우리나라 코스피의 경우 가격 부담을 해소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11~12일 글로벌 위험자산의 강세는 지속됐다. 유럽과 영국의 증시 상승세가 돋보였다. 이틀 간 미국 S&P500 지수는 0.64%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1% 이상 상승 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61달러. WTI는 58달러를 넘어섰다. 금은 1%대 하락세를 기록했고, 달러는 강보합권에서 등락을 보이는데 그쳤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정책(1.9조달러)이 이달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와 옐런 재무장관의 추가 부양정책 시행 촉구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양호한 미국 기업의 실적, 10만명을 하회한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 등이 증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연휴 간 발표된 경제지표 결과는 부진했다. 미국 미시건대 2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76.2로 예상치(80.8)에 크게 못 미쳤다. 전월(79.0)대비로도 부진했다. 당초 전월 대비 개선세를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줄 만한 변수로 작용했다.
미 채권금리는 분기점을 넘어섰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0년물,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2%, 1.2%를 상회했다. 경제지표 부진, 채권금리 상승이라는 조합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기는 역할을 했다. 국제유가도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미국/사우디 간 동맹 약화 우려 등이 유가를 올리는데 기여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전략 담당 연구원은 "우리나라 코스피는 11월 이후 1월초까지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며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 간 60일 수익률 차이는 1월 11일 26%p까지 확대됐고 이는 2002년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10%p까지 아웃퍼폼 폭이 줄었지만, 코스피의 단기 가격부담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격/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 부진은 글로벌, 미국 증시 대비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빨리, 앞서, 멀리 달린데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