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서 모바일로' 게임 무게중심 이동

올 국내 시장 15조3500억원의 47% 차지…PC게임은 34%
다만 국내 PC게임 글로벌 경쟁력 저하 우려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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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규 기자] 게임업계의 무게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리스크가 큰 PC 게임보단 개발비용이 적게 드는 모바일 신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모바일 게임 개발에만 몰두해 글로벌 경쟁력을 자랑하던 국내 PC 게임들이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의 올해 출시 예정인 PC 게임 중 대작으로 꼽을만한 게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올해 PC 게임 신작을 선보이지 않을 계획이고, 그나마 넥슨만이 PC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커츠펠'의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이와 정반대 분위기다. 넷마블 은 'A3: 스틸얼라이브' 흥행에 이어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모바일 신작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리니지2M'의 인기몰이에 성공한 엔씨소프트 는 올해 자체 IP 기반의 모바일 게임 '아이온2'와 '블레이드&소울2'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해 'V4' 흥행을 이뤄낸 넥슨도 올해 장수 PC 게임을 기반으로 한 '던전앤파이터(던파) 모바일'과 '바람의나라: 연' 출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약 15조35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 중 모바일 게임은 47%(7조2500억원), PC 게임은 34%(5조3200억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3N의 지난해 실적만 봐도 모바일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 2조1755억원 가운데 95% 이상이 모바일 게임에서 나왔고,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 1조7012억원 중 59%가 모바일 게임 덕분이었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매출 2조6840억원 가운데 PC 게임 비중이 76%, 모바일 게임이 24%였다. 중국에서 넥슨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PC 게임 '던파'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V4와 던파 모바일 등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대신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넥슨의 모바일 게임 비중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들이 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만 열중해 업계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여전히 글로벌에서 PC 게임의 시장성이 큰데 중국과 일본을 따라 유행처럼 모바일 게임 개발에만 열중하고 있어 그나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국내 PC 게임들은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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