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 국가와 산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근본적 접근

[뉴웨이브] 국가와 산업의 위기관리를 위한 근본적 접근

현대차 그룹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차량 내 배선 뭉치 부품 중 하나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납품받지 못해 전 생산 라인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3개 부품업체가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서다. 최근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하면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도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해외 부품ㆍ장비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제조업 외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배터리 등 주력 제조업들이 물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산업의 위기는 경쟁국의 경제 도발로도 발생하지만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이나 자연재해의 영향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활용한 해외 분업과 협업으로 생산과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지만 일련의 사태에서 경험했듯 여러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제조 공정은 글로벌 체인으로 구성돼 있고 소재ㆍ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외부 요인에 의한 위기 발생 우려가 크다.


우리 기업은 소재·부품의 '국산화' 내지는 '부품 공급망의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을 비로소 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특정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제3국으로 넓혀 위험을 분산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은 위기 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대응 방안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방역 체계의 우수성에 대해 세계가 극찬하고 '방역의 교과서'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가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던 것은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대응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미리 준비하는 국가와 기업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한 국가와 기업은 당장 그 위기는 모면할 수 있겠으나 결국 생존을 위협받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과 산업이 직면한 일련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외부 충격에 의한 산업 위협에 대응할 근본적인 개념과 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다양한 산업적 위협과 난제로부터 산업 활동을 지키는 종합적인 접근 체계를 갖춰야 한다. '산업안보'의 차원에서 상시 위협에 대한 정보를 수집·분석해 예측하고 우리의 약점을 지속해서 보완할 수 있는 국가 조직이 필요하다.


산업안보를 위해서는 국산화 전략 외에도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핵심 인력 정책, 외교, 수출 통제, 제3국 공조, 산업안보 펀드 조성 등 다양한 수단을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분산된 역할을 한데 모으고 부족한 기능을 보완해야 하며 하나의 부처가 아닌 범부처적 접근이 요구된다.


위기를 잘 관리하고 극복하는 산업과 국가는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이후 가까운 미래에 제2, 제3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할 수 있고 일본의 수출 규제와 같은 경제 도발이 반복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다시 도래할 위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비로소 산업경제 대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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