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패션 등 부담없이 살만한 상품들 전면 배치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지난달 게스·그리다 매장 문 열어부산점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선전…9월 매출만 108% 성장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 9층에 위치한 게스 매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신세계면세점 명동 본점 9층 에스컬레이터 앞 게스 매장. 중국인 관광객 대여섯명이 한창 청바지와 후드 티셔츠를 고르고 있었다. 10층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물건을 구입 후 내려가는 길에 게스 매장이 눈에 띄어 들른 차였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레트로풍인 빅로고 패션이 유행하면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라 지난달 1일 입점했다”며 “한달만에 1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는데 매장 면적 대비 높은 편이라 고무적”이라고 말했다.화장품, 패션에서 파격적인 경영실험을 선보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이번엔 면세점의 판을 흔들고 있다. 명품 가방, 화장품 일색인 면세점에서 벗어나 ‘스트리트 패션’ 영역을 면세점 내에서 확장한 것이다. “세상에 없는 면세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 사장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1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최근 패션잡화 구역의 변화를 모색했다. 럭셔리 보다는 트렌드에 집중하고, 출국객들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당장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제품들을 입점시킨 것. 지난달에만 게스 청바지를 비롯해 국내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인 ‘그리다’를 명동점에 들여왔다.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탄 ‘그리다’ 핸드백은 10만~20만원대 수준으로 디자인 자체가 독특해 선택한 브랜드다. 패치를 가방에 붙여 디자인을 원하는데로 바꿀 수 있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소개해보자는 차원에서 판매 중이다.
이는 정 사장이 면세점 콘텐츠를 ‘즐거운 경험’에 맞추도록 매장 판매 전략을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올해 7월 강남점 오픈과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 입성을 맞아 “우리는 면세점의 일반적인 모습을 거부한다”며 “다른 사업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쇼핑 콘텐츠를 제시해 면세산업이 유통업의 수준을 넘어 관광과 문화를 아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실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에선 아웃도어 레저 의류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다. 배낭, 패딩, 등산화 등을 판매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9월 매출만 전달 대비 108% 신장했다. 강남점에는 아이돌 그룹이 입는 브랜드로 유명한 ‘널디’와 여성 의류 브랜드 ‘지컷’, ‘보브’를 입점시켜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컬러 백팩으로 유명한 백팩 ‘시로카라’도 올해 강남점과 명동점에 들여온 브랜드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국인 보따리상들을 빼면 외국인 개별 관광객들이나 내국인들은 면세점에서 돈을 많이 쓰려고 하지 않는다”며 “여행을 가거나 다녀온 직후에도 일상 생활에서 착용할 수 있는 옷이나 가방같은 물품 위주 브랜드 구성을 달리해 고객들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내년 하반기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점에 ‘북트리(Booktree)’ 코너도 만든다.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 매출이 부진했던 공항 탑승동 면세구역에 설치, 볼거리를 제공해 집객 효과를 끌어올려 실적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면세·증권업계에선 올해 신세계면세점의 매출 규모를 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조1163억원보다 3배가량 덩치가 커지는 셈이다. 올해 신세계면세점의 주요 사업장은 명동 본점과 인천국제공항 1·2터미널 면세점, 강남점 등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세계면세점의 매출액은 본점 1조9000억원, 공항 3000억원, 강남점 3000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에서 승리하며 총 3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급부상하며 면세시장 점유율도 이미
3강 구도로 굳었다. 면세업계에선 지난해 신세계면세점 점유율을 12~13% 정도로 분석했는데 올해 덩치를 키우며 19~22%까지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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