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ChinaJoy)'가 성(性)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게임을 홍보하는 행사에 젊은 여성을 대거 고용해 남성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하는 전시 관행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홍콩 언론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에서 가장 큰 게임 이벤트에서 확인된 사실은 중국 게임판에서 '쇼걸 문화'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고 보도했다.
차이나조이는 이달 초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이 매체는 "과거 노골적으로 여성 모델의 노출을 전시하던 행태에 비해서는 나아졌다"면서도 "대형 부스를 차린 텐센트나 IT대기업들은, 여전히 남성 참가자를 위해 젊은 여성을 배치하는 성 차별적인 전시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중국의 게임문화를 연구하는 순징(Sun Jing) 박사는 "중국 게임업계가 남성 중심의 담론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데이터분석업체 CNG에 따르면, 중국의 게임인구는 5억8300만명이다. 그중 45%는 여성이다. 그럼에도 게임 전시회는 남성 관람객의 수요에 철저히 맞춰져 있다. 전시장은 남성들로 가득하다. 이는 모델의 불쾌한 경험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쑤보(Subor)사의 게임 부스에서 일하는 리우(Liu·24세)씨는 남성 관람객에게 스토킹을 당했다. 그 남성은 메신저 위챗에 자신을 친구추가 해달라고 강요하는가하면, 전시회가 끝난 다음에는 지하철 역까지 리우를 따라갔다. 리우는 "스토커를 쫓아내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썬(Sun·20세)양은 자신의 몸을 더듬는 관람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가 돈을 지불하고 여기 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불쾌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그렇게 하루종일 서 있으면서 성희롱을 견뎌내고 받는 임금은 500위안(약 8만원)에서 2000위안(약 33만원) 사이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