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NCC 실적, 2011년 '차화정' 시대보다 좋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NCC 화학업체들이 지난 2011년 '차화정'시대보다 더 높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세계 화학업체들 중에서 가장 싼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미국 ECC 증설 우려가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는데, 미국의 본격적인 가스 수출과 에탄크래커의 원료 사용 증가로 가스가격이 상승하며, ECC업체들의 경제성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면서 "또한 중국 환경규제 강화와 폐플라스틱 수입금지 등의 긍정적인 이슈들로 화학제품 업황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등 양호한 수요 환경 속에서 부족한 공급으로 'NCC'업체들의 싸이클 지속이 전망된다"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유가가 하락한 이후로 국내 화학업체들의 실적은 급격히 좋아졌다. 지난해 LG화학 , 롯데케미칼 , 대한유화 의 영업이익은 2014년 대비 각각 52%, 625%, 390%씩 상승했다. LG화학의 화학부문은 과거 중국 고성장으로 화학제품 수요가 급증했던 2011년 실적 수준으로 도달했으며, 순수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는 2011년 영업이익 대비 각각 73%, 757%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는 유가 하락과 함께 화학제품의 원료인 납사 가격이 동반 하락하며 스프레드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증가로 미국 에탄크래커(ECC)의 대규모 증설로 2018년 이전 납사크래커(NCC) 증설이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여기에 중국의 석탄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석탄 가격 상승으로 2014년부터 중국이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석탄화학설비(CTO/MTO)의 가동률마저 저조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즉, 수요보다 적은 공급 물량 속에서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스프레드 호황으로 납사크래커가 주를 이루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화학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향후에도 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납사크래커들의 스프레드는 견조한 시황을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고성장으로 화학제품 수요가 호황을 보였던 2010~2011년보다 국내 화학업체들의 실 적은 크게 좋아졌으나, 밸류에이션은 그때보다 현저히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표 화학업체인 LG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의 2011년 ROE는 각각 25%, 19%, 5%, 7%였으며, P/B배수는 각각 3.0배, 2.1배, 1.0배, 0.9배를 적용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ROE는 각각 9%, 22%, 23%, 15%로 LG화학을 제외하고 2011년 보다 더욱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P/B배수는 1.9배, 1.4배, 1.2배, 1.0배로 2011년 밸류에이션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국내 화학업체들이 저평가를 받는 원인으로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미국 에탄크래커 가동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2011년 ‘차화정’ 시대에는 중국 고성장에 따른 수요 싸이클로 프리미엄 적용이 가능했던 반면, 현재는 공급 지연에 따른 ‘공급’ 싸이클로 밸류에이션이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아쉬운 점은 국내 NCC업체들의 수익성이 세계 화학업체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적용 받는 밸류에이션은 세계에서 가장 싼 수준이란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우려했던 내년 미국 에탄크래커 가동이 에탄가스 가격 상승으로 가동률이 낮아지거나 증설 계획이 지연된다면, 여전히 공급은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이 지속된다"면서 "따라서 국내 화학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적어도 세계 화학업체들의 평균 이상은 적용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NCC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높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더불어 중국을 비롯한 인도 및 동남아를 포함한 역내 신흥국 수요가 지금보다 개선된다면 화학제품 스프레드는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면서 "이 시기에는 국내 화학업체들에 대한 벨류에이션 프리미엄 적용까지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커버리지 10개사의 화학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총 2,3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15%, 전년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높아진 재고 부담으로 구매 수요가 약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는 중국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공급량 부족과 준성수기 진입으로 재고확충 수요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호조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공급부족에 따른 기초유분 강세로 순수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의 실적 개선 폭은 전분기 대비 가장 클 전망"이라며 높아진 실적과 낮아진 밸류에이션으로 롯데케미칼과 대한유화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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