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증권업계, 합치고·옮기고·줄이고…다시 쓰는 생존전략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주식시장 부진 속에 녹록치 않은 한해를 버틴 증권업계가 새해를 앞두고 인수ㆍ합병(M&A), 사옥 이전, 희망퇴직 실시, 조직개편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이 이달 각각 태평로,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서초동, 명동 사옥으로 이전한다.현재 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입주해 있는 삼성증권 은 이번 주말 부터 3주간 서초 삼성 사옥으로 순차적으로 이사한다. 이사를 마친 1000여명의 전 직원은 26일부터 삼성 사옥 C동 사무공간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태평로에 남는 삼성카드를 제외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서초동 사옥에 한데 모여 효율적인 정보 교류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 진다.

여의도에서 31년간 자리를 지켰던 대신증권 역시 이번 주말부터 3주간 이사 작업을 마치고 명동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26일부터 새로운 출발을 한다. 대신증권뿐 아니라 대신저축은행, 경제연구소, F&I 등 다른 금융 계열사가 한데 모여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선다. 대신증권은 앞서 주요 사업부문을 통합하고 자산관리(WM) 부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에도 나섰다.

증권가 통합 작업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와 미래에셋증권 은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29일부터 초대형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로 새출발한다. 새출발에 앞서 여의도에 남아 있던 일부 미래에셋대우 인력도 을지로 센터원 건물로 모두 옮겨간다.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역시 올해 안에 합병 절차를 끝내고 내년 1월1일 통합 'KB증권'으로 새 출발 한다.

이에 앞서 양사는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아 각각 170명, 52명을 희망퇴직 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희망퇴직 보상금을 통상임금의 24개월치 급여에 3000만원을 더한 수준에서 제공했다. KB투자증권은 근속연수 10년 이상의 직원에게는 월 급여의 20개월분, 10년 미만의 직원에게는 15개월분을 기본지급하고, 근속연수에 상관없이 20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과 추가로 1000만원의 창업지원금 또는 전문영업계약직으로 재취업하는 선택권을 제공했다. 통합 2년째인 NH투자증권 역시 지난 10월 154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신입사원 채용도 줄고 있는 분위기다. 아예 신규 채용을 내년으로 미루거나 소규모로 진행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신규 채용이 줄고 짐 싸는 '증권맨'이 늘면서 전체 증권사 정규직 인원도 뚜렷한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56개 증권사의 정규직은 2만6694명으로 해 마다 감소 중이다. 2011년 12월말 3만4329명에 달했던 정규직 수는 2014년 12월 2만8401명, 지난해 12월 2만7274명, 현재 2만6694명으로 급감했다.

증권업계의 이러한 생존 몸부림은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와 업계 간 경쟁 심화,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등에 기인한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급등한 채권금리로 인해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4분기 증권업계 실적도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에도 주식시장에서는 일평균거래대금 및 개인 매매비중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게다가 11월 채권금리가 급등해 증권업계의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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