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시차 출근제' 적용 대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육아기 자녀를 둔 학부모 직원이다. 어린이집의 경우, 아이들이 등원하는 시간이 대부분 오전 8~9시로 출근 시간과 겹친다. 이 때문에 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등하원 도우미'를 따로 구하는 현실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고려해 어린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1시간 정도 늦게 출근해도 눈치주지 않는 문화를 만들게 된 것. 8세 미만의 자녀를 둔 직원은 아이를 돌본 후 1~2시간정도 늦게 출근할 수 있다.
두 번째 적용 대상은 야근자들이다. 야근 강도에 따라 최대 두 시간까지 늦게 출근하거나, 남들보다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만약 밤을 샐 정도로 일할 경우 오후 1시까지 출근하거나, 1시 이후에 퇴근할 수도 있다. 야근 강도에 따라 얼마나 빨리 출ㆍ퇴근할 수 있는지 세부 기준도 마련했다. 이 외에도 병원 진료나 기타 개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조직책임자, 인사담당자와 합의 하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실행가능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형식의 시차출근제인 셈이다.
삼성, LG와 같이 출퇴근제도에 변화를 꾀하려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산순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30대 그룹 유연근무제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SK·LG·롯데·포스코·한화·KT·두산·신세계·CJ·LS·대우조선해양·현대·KCC·코오롱 등 15개 그룹이 최소 1개 이상의 계열사에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율출퇴근제는 혁신을 중시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보편화된 근무방식이다. 직원의 개인생활을 존중, 만족도를 끌어올려 성과를 내기 위한 제도다. 사회비용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이 분산돼 교통체증이 줄어들고, 에너지도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기업에 부담이 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제도 도입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얼마나 많은 직원이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도를 따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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