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SKT-CJ헬로비전 합병 반대 권고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26일 SK텔레콤과 LG헬로비전 의 합병을 결정할 주주총회를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보고서에서 "합병법인에서는 이사회가 주주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 총 발행주식의 20%를 초과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주총에는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합병 안건 외에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액면 총액을 합병 전 4000억원에서 합병 후 1조원까지 늘리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ISS는 "합병법인이 주식을 대량으로 추가 발행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급감해 의결권 약화, 배당액 감소 등 주식 희석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SS는 아울러 주주들이 가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매수 청구가액인 1만696원이 보고서 작성 당시 주가 1만1600원에 비해 오히려 싸다는 것이다. ISS의 이번 보고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을 위한 주총을 앞두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ISS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 주총 안건을 분석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지침을 제공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의결권을 행사할 때 이 지침을 참고한다. 지난해에도 ISS는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반대로 합병 논란이 거세지자 관련 보고서를 내고 "거래조건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며 반대를 권고했었다.

2013년 1월에도 ISS가 동아제약의 '박카스 자회사 분할안'통과시 신주발행을 허용하는 정관 개정안을 반대해 부결됐다. ISS는 같은해 3월 KB금융 주총을 앞두고 KB금융의 ING생명 인수실패와 전직 정부 인사 과다 등을 이유로 KB금융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ISS 주장에 대해 "CJ헬로비전의 외국인 지분율이 7.81%로 높지 않아 주총에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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