超긴축경영 조선·철강, '미래'까지 줄였다

-현대·삼성重 등 빅3, 연구개발비 작년보다 577억 줄어
-포스코도 올 3분기 34%나 축소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6만㎥ LNG선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6만㎥ LNG선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후장대 업계가 적자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강도 긴축경영을 실시하면서 미래 투자까지 줄이고 있다. 비핵심자산 매각 등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이자'는 식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연구개발비까지 축소하고 있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내 기술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시기를 놓치게 되면 성장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 조선 3사의 연구개발투자비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577억6600만원 감소했다.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이 준 곳은 HD한국조선해양 이다. 현대중공업은 연구개발비 투자액이 지난해 3분기 2136억7500만원에서 올해 1793억8900만원으로 342억8600만원 줄었다.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연구개발비 감축 추세는 4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016년 흑자달성을 목표로 불필요한 사내외 행사는 물론 각종 연수 프로그램과 시설투자 등을 모두 축소하거나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 역시 현재보다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은 올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 650억7800만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816억2400만원에 비해 165억4600만원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양설비에 특화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고수익형 사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잇단 구조조정으로 연구개발비마저 줄이면서 장기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화오션 역시 연구개발비가 크게 줄었다. 올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용은 총 594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64억2400만원에서 69억3400만원 감소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자체 개발한 LNG 운반선의 신기술을 선보이며 국내외 선주ㆍ선급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 운반선 35척을 수주하고 올해도 9척을 따내며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조(兆)단위 적자로 현장인력을 제외한 모든 것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이전처럼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하기는 힘들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긴축경영을 통해 경영정상화까지 1조8000억원을 감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개발 축소 분위기는 철강 등 타업종까지 퍼지고 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연구개발비가 3454억100만원(매출액의 0.78%)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45억1200만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자(매출액의 1.08%)했던 것과 비교하면 34%나 감소한 수치다.

연구개발은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매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9년간 존속한 기업 중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한 회사의 기업당 매출액은 5190억원으로 전체 기업 매출액 평균(1840억원)의 2.8배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내 조선,철강사들의 기술력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신기술 개발에 더욱 가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라면서 "업황부진을 이유로 연구개발 투자까지 위축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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