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특수라던 백화점株, 매출·주가 따로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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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특수에 중국 국경절 연휴까지 겹쳐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백화점들이 증시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일단 눈앞에 닥친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돌리기에 역부족이란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인한 모객효과 속에 지난주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이 전년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19.2%), 롯데백화점(23.5%), 신세계 (35.3%) 등 1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매출이 모두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이달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뜻한다. 71개의 백화점 점포와 398개의 대형마트, 2만5400개의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서만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졌던 중국 국경절 특수 효과도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중국 국경절 기간동안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1만명 정도로 지난해 16만4000명에 비해 5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정작 백화점주들의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말 이후 중국 국경절이 끝난 전날까지 현대백화점 주가는 13만4000원에서 지난 6일 13만8500원으로 소폭 뛰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세계(-1.05%), 롯데쇼핑 (-6.47%)의 경우에는 오히려 주가가 빠졌다. 이러한 괴리가 발생한 까닭은 무엇보다 눈앞에 닥친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올들어 소비심리가 계속 침체되면서 8월까지 부진한 매출신장세를 기록한데다 추석특수가 작년보다 뒤로 밀려 전년 실적 기준 대비 매출 부진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추석연휴가 9월6일부터 시작돼 추석대목기간이 8월 매출에 포함됐지만 올해는 9월말이 추석연휴였기 때문에 뒤로 밀려났다"며 "추석대목 매출에 이어 블랙프라이데이효과와 국경절 특수 등은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당장 얼마나 수익이 났는지도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현재 반환점을 돈 블랙프라이데이의 효과도 아직은 불확실하다. 중국 국경절 특수로 인한 착시현상이 작용했고, 여기에 이달 들어 갑자기 쌀쌀해진 계절적 영향과 가을 정기세일 시즌이 맞물리면서 의류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소비회복이 시작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것.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에 당장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어렵고 3분기 이익비중 자체가 전체 18.7%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좀더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4분기 성수기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점진적인 실적개선 여부를 살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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