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경쟁사와 달리 손실을 미리 인식하지 못한 이유나 분식회계 가능성을 따져 묻는 건 부실의 원인을 찾는데 중요하다.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원들은 '부실을 왜 몰랐느냐'는 식의 일차원적인 질문만 반복했다. 집에 불이 났는데 불이 왜 났는지, 불을 어떻게 끌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질문은 없었다. 전형적인 떼쓰기 질문들의 연속이었다. 조선ㆍ해양 분야에 대한 사전 공부나 전문성을 갖추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인상만 남겼다. 우문에 이어 현답조차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더했다. 여러 의원들이 같은 질문만 반복하자 증인으로 출석한 대우조선해양 전현직 임원들은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으며 대응했다. 이들은 오후 내내 "이런 부실이 나올 줄 몰랐다. 역량이 부족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한 남상태 전 사장, 분식회계가 의심되는 시점에 재임한 고재호 전 사장, 손실을 발견한 정성립 현 사장 모두 책임에 통감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들 모두가 부실에 대한 책임을 미루자 한 의원은 "3조원의 부실이 자연재해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3조원대 부실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현직 책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의원들은 이번 기회를 각종 의혹을 규명하는데 현명하게 활용해야 했다. 미숙한 질문과 윽박, 닦달로만 점철된 이번 국감이 특히 더 아쉬운 이유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