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사와 신탁사가 사업장이 아닌 금감원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 것은 대우조선해양 채권 때문이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펀드상품 '하나UBS파워단기증권투자신탁[채권]'은 약관상 어음 신용등급 'A3+' 이상의 종목을 담는 것으로 돼 있다.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이 부실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작됐다. 해외플란트부문 적자를 숨겨오다 뒤늦게 들통이 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에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어음 신용등급이 A3로 하락했다. 펀드사의 투자신탁재산 운용지시 등에 대한 감시 등의 업무를 맡은 신탁사 신한은행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하나UBS자산운용에 약관에 있는 대로 어음 신용등급을 준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매도해 손실을 막아달라는 의미였다.
하나UBS자산운용은 3일이 지나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선 신탁업자의 시정요구에 대해 펀드사가 3영업일 내 이행하지 않으면 이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신한은행은 신탁업자 요구 미이행 사실을 펀드판매사인 IBK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하나은행, 삼성생명에도 통지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할 말은 있었다. 일부러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것도 아니고 지금 매도해봤자 결국 투자자들만 더욱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이에 하나UBS자산운용은 금감원에 이의신청을 했고 현재 공은 금감원으로 넘어가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하나UBS자산운용의 위반여부가 가려지게 됐다.
하나UBS자산운용이 이 같은 논란에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수주량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7월 전 세계 조선소별 수주잔량에서 대우조선해양은 9개월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는 857만5000CGT(수정환산톤수ㆍ132척)을 기록하며 세계 2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22만5000CGTㆍ90척)와 300만CGT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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