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맹공"…韓시장 자리 굳히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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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윤, 애플코리아 새 대표로…"韓 공략 신호탄"
조직 재정비…채용 늘려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 박차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권용민 기자] 애플이 애플코리아의 리차드 윤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애플코리아 대표직은 그동안 북미와 일본지역을 총괄하는 더글라스 벡 대표가 겸임해 왔다. 2009년 설립된 애플코리아는 그동안 동아시아지역 본부의 통제를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윤 대표의 선임 배경에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아이폰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애플이 그동안 등한시 해왔던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다음 달 1일부로 현재 부사장직을 맡고 있는 리차드 윤을 대표로 선임한다. 신임 윤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컨설팅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4월부터 애플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는 벡 대표는 북미와 일본지역만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애플코리아의 이번 한국계 대표 선임에 대해 관련 업계는 적극적인 한국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신중한 조직이기 때문에 애플코리아 대표의 운신의 폭이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국내시장에서의 세부 비즈니스 도모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최근 국내 인력 충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분기 국내에서 회계·애플케어 매니저 등 단 3건의 채용공고가 진행됐던 반면 지난 6월에는 한 달에만 9건, 2분기 총 16건의 채용 공고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한국시장 수요 예측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에 대한 애플의 시각변화를 의미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7~9월 5.3%에 불과하던 애플 아이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아이폰6 출시 직후인 10~12월 27.3%까지 폭증했다. 지난 달 기준으로도 13%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및 분리요금제 도입 이후 아이폰에 대한 국내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유통망 관리에도 애플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유통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사는 그간 삼성전자 ·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만 진행해왔으나 최근에는 애플도 대리점주들에게 포상 휴가를 주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유통망 관리는 한국 내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강한 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들이 대형 유통 점주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이나 각종 사은품을 제공한 적은 있지만 애플이 유통망을 관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내 아이폰 수요가 증가하면서 한국에 대한 전략을 새로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한국을 3차 또는 4차 출시국 명단에 올리면서 한국을 찬밥 취급한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애플스토어' 역시 국내에는 한 곳도 없다.

애플 아이폰6

애플 아이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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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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