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대출은 안심전환, 주가는 '불안전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달 기준금리 1% 시대 진입쇼크에서 점차 벗어나던 은행주들의 주가가 다시 부진한 모습이다. 1분기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좀처럼 강한 반등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주들이 1분기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 속에 당장 이달과 내달까지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이후 부진한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부담감과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2분기 실적부터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인하한 이후 전날까지 KB금융 주가는 3만8150원에서 3만6800원으로 3.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 는 주가가 5.93% 빠졌고 신한지주 주가도 6.43% 하락했다. 1분기 실적호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기업은행, DGB금융, BS금융 등 7개 상장 은행사의 1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2조2800억원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은행주는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이달에서 내달 중 10% 내외 기술적 반등은 가능하겠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실적부담이 2분기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초저금리 여파로 은행예금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은행권 정기예금은 545조원으로 지난해 11월보다 21조원 감소한 반면 증권부문의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317조원으로 같은 기간 14조원 늘어났다.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부담도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4조원인데 이 중 9%에 달하는 34조원이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됐다. 2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기준 금리가 3.56%였고 신규기준 금리는 3.24%인데 안심전환대출 평균금리는 2.6%대였다. 3월 신규기준금리를 적용해도 0.64%의 금리 차가 발생해 손실이 예상된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 입장에서는 34조원의 대출 자산은 빠져나가고 그 금액만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을 1년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며 "자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은행주 주가에 주는 부담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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