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구조조정 본격화…노사 갈등 대두

412명 희망퇴직 명단 발표 우투증권, '찍퇴' 논란…노조, 경영진 고소
희망퇴직 접수 중인 대신증권도 노조와 대립각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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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요즘 여의도 증권가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업황 불황에 신음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사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증권사 노조에서는 부당해고를 이유로 경영진을 고용노동부 노동지청에 고소하고 나섰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NH투자증권 은 전 직원 2973명의 13.8%인 412명의 희망퇴직 명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우투증권은 지난 14~21일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강제로 퇴직시키는 '찍퇴(찍어서 퇴직시킴ㆍ강제퇴직)'가 있었다며 노조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재진 우투증권 노조 위원장은 "희망퇴직 신청 마감일을 하루 앞둔 20일 저녁 회사에서 아웃도어세일즈(ODS)를 신설, 1964년생 이상인 64명을 ODS로 발령 냈는데 하는 일이 명확치 않아 명예퇴직을 시키기 위한 대기조로 볼 수 있다"면서 "이에 ODS로 발령 난 64명 중 30명이 고민 후 희망퇴직을 신청해서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ODS 본부에 발령 낸 후 외부영업 조직이라며 책상도 주지 않고 협박했다"면서 "ODS 본부를 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지난 20일 강제성 없이 희망퇴직을 시키기로 했는데 이를 어겼다며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경영진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고소했다.우투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는 ODS 본부 관련 2차 명단이 배포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위원장은 "김원규 우투증권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들이 직원들을 사지로 몰고 있는데 400여명의 직원들이 나가게 된 지금은 조직을 추슬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대신증권 노조도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신증권 노조는 지난 21일 희망퇴직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현재는 퇴직위로금 현실화와 직원처우 개선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한푸름노조는 지난해 말 7명을 정리해고한 건에 대한 집회를 수차례 열었다. 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을 실시한 동양증권·삼성증권·NH농협증권·하나대투증권·부국증권·우투증권 등의 희망퇴직자 수는 약 1748명으로 집계됐다. 대신증권과 중소형사 등의 추가 희망퇴직을 감안하면 희망퇴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임직원수는 2011년말 4만4055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1분기 3만9146명으로 줄며 감소세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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