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서울시 중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한 강신혜(25·여) 씨는 태어날 때부터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강 씨가 현재 서울청운중에서 국어교사로 활동하는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안내견 '미래' 덕분이다. 강 씨는 대학 새내기 시절부터 미래와 함께했다. 강 씨가 미래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것은 삼성그룹의 시각장애인 안내견사업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성 시신경위축으로 앞을 전혀 볼 수 없었던 강 씨는 상명대 교육학부에 진학하면서 안내견을 기증받을 결심을 했다. 맹학교 때 학교 내에서 주로 생활했던 것과 달리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외부 생활을 많이 하기 위해서는 안내견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안내견 미래와 만나면서 친구도 더 쉽게 사귈 수 있었다. 강 씨는 "삼성에서 제공해준 안내견 덕분에 오늘 이 자리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안내견과 생활하고 있지만 제가 더 나이 들어서도 안내견학교가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안내견의 존재가 더욱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인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2살 때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김경민(25·여) 씨 역시 삼성이 다리를 놔준 안내견 '미담'이 덕분에 현재 인왕중에서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훈련을 받은 미담이는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김 씨의 눈이 돼주고 있다.
김 씨는 생후 1개월에 녹내장 판정을 받고 26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서울맹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숙명여대 교육학과에 합격한 뒤 기존의 맹학교와는 생활환경이 전혀 다른 대학에서 공부하기란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고민하던 김 씨는 안내견학교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녀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온 순간이었다.김 씨는 "미담이는 이제 제 분신이라던가 가족이라던가 하는 의미 이상의 존재다. 최근에 생각해봤더니 제게 미담이는 여러 존재 중의 하나지만 미담이에게 저는 전부인 것 같아서 너무 고맙고 소중하다. 삼성 덕분에 20살 때 안내견 미담이를 선물받은 것은 제 인생에서 너무 큰 변화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사업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23일 삼성에 따르면 1993년 안내견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총 164마리의 안내견을 무상 기증했다. 1994년 4월 첫 안내견 '바다'를 배출한 뒤 매년 10마리 안팎의 안내견을 기증해 왔다.
안내견과 함께 한 시각장애인들은 대학생부터 교사·공무원·피아니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