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1일과 12일 양일간 주주들로부터 1969억원 규모(1100만주)의 유상증자 청약에 들어간다. 확정발행가는 주당 1만7900원이다.유상증차 참여 주주들은 크게 현대그룹과 범현대가로 나뉜다. 먼저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27.7%를 보유하고 있으며 넥스젠캐피탈, 대신증권 등 우호지분(16.7%)까지 포함하면 44.4%를 갖고 있다. 이어 범현대가는 현대중공업(16.4%), 현대삼호중공업(7.3%), 현대건설(7.7%), KCC(2.6%), 현대산업개발(1.4%) 등 23.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증자에 참여하면 지분율 변동은 없다. 반면 불참할 경우 32.9% 2.5%포인트 비율이 낮아진다. 현대그룹이 실권주를 인수한다면 지분율은 47%까지 격차는 커진다.
범현대가 측은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쉰들러 측이 제기한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관련 소송의 결과가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경영권 확보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범현대가는 2010년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불참했다. 대신 재무적 투자자들이 현대엘리베이터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인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들이 현대상선의 경영권 안정을 돕는 대신, 최고 연 7.5%의 수익률과 현대상선 주가 하락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키로 계약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재무적 투자자들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은 올해 말부터 2015년 사이 종료된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로서 이 파생상품의 수천억원대 손실을 근거로, 법원에 기존 계약 만기 연장과 신규 계약 등을 원천봉쇄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이 쉰들러의 손을 들어주면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력이 약해지면서 현대그룹의 순환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우호지분을 제외한 현대그룹이 보유한 지분(27.7%)만이 남아,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범현대가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현대상선의 인수의지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쉰들러의 소송 결과에 따라 범현대가의 현대그룹보다 현대상선의 지분이 높아질 수 있다"며 "범현대가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맞서왔다는 점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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