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본동 조합재개발사업이 좌초되면서 지급보증을 선 587억원을 대신 갚아, 그 금액만큼 손실처리된 것이 원인이다.부동산 경기침체로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건설업체들에겐 언제 터질 지 모를 뇌관이 되고 있다. 사업성이 불투명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고, 결국 부도가 나버리면 지급보증을 선 건설사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0년말 기준 국내 100대 건설업체들의 PF 보증 잔액은 56조원으로 이 중 8조~10조원 정도가 부실 가능성을 안고 있다.
답보상태에 빠진 공모형 PF들도 대부분 건설사의 지급보증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상암 DMC 랜드마크 사업의 경우도 1조원 규모의 지급보증 문제로 사업자와 발주처인 서울시가 절충점을 찾지못하고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지급보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대신 사업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예컨대 공모형 PF 사업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배제해 달라는 식이다. 대한건설협회를 통해 PF 지급보증 대위변제로 인한 손실을 법인세 계산시 손금산입해 달라는 요구도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주택경기 침체로 업체들이 앞다퉈 분양가 인하에 나서면서 분양가상한제가 이미 유명무실해진 상황이지만, 적용을 배제할 경우 형평성에 대한 시비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PF사업은 결국 당사자간의 계약에 따른 것으로 정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란 게 정부의 기본적인 스탠스다.
PF 조정위원회 역시 법적 강제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운영의 실효성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한 건설·부동산 전문가는 “잘하는 것보다 책임질 일을 하지 않는 게 상책이란 공무원들의 속성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PF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문책의 위험을 무릅쓰고 위기에 빠진 PF 사업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이 또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정 담당자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고, 조정안이 강제력을 갖도록 법제화 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창익 기자 windo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