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스제도 폐지 정부, 작년 6월 수준 권고
상반기 실적 나빠진 업계 가격 기준 놓고 고민[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와 관련, 제과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빙과 등 4개 품목에 대한 '오픈프라이스 제도(유통업체가 상품의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폐지되고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부활됐지만 이 제도의 정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새롭게 표시되는 권장소비자가격은 오픈프라이스 제도의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가격 기준에 맞춰졌다. 하지만 제과업계에서는 원재료값 급등과 환율 상승 등의 이유로 올 4~5월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준에 맞출 경우 가뜩이나 악화된 실적에 더 큰 충격을 줄 수가 있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지식경제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경부는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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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라운-해태제과 등 제과업체 3개사의 임원을 소집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적극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가격 표시에 관한 작업을 올 연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본격 시행토록 지침을 내렸다. 그 대신에 기존에 제시했던 지난해 6월 가격 기준을 업계 자율로 할 수 있도록 완화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 측 말대로라면 제품 포장에 인상한 가격을 표시해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 지 고민 중이다.
업체들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재고 물량이 남아 있고 내부 가격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오픈 프라이스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가격 기준대로라면 가격 표시가 빠르면 빠를수록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제과업체들은 올 상반기 악화된 경영환경으로 지난해에 비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매출 8936억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55억원으로 63.2%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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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매출은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제과 3사 중 롯데제과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3%, 11.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자율에 맡긴다는 지경부의 방침을 적극 환영하면서도 정말 그렇게 해도 될 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물가 관리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는 정부가 연일 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가격 인상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7월에도 지경부는 윤상직 차관 주재 하에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빙그레, 오리온 등 5개사의 대표이사, 부사장을 불러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전 기준의 가격 표시를 권고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가 급등 등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이전 가격 기준으로 표시하는 것은 업체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기준을 완화한다는 방침도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잡아야할 지 알 수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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