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종창 아시아신탁 주식, 한양證 사외이사 매입

단독[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지은 기자]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부인 명의의 아시아신탁 주식을 넘긴 '지인'은 서울대 상대 동창인 사업가인 박영걸씨로 밝혀졌다. 주식 매매후 그는 아시아신탁 한양증권 등 금융사의 사외이사로 활동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회 아시아신탁 회장은 4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김종창 전 원장의 아시아신탁 지분 4%(4만주)를 넘겨받은 것은 박영걸 씨라고 밝혔다. 박씨는 김 전 원장과 이 회장의 서울대 상대 동기동창생이다. 세 사람은 최근까지도 같은 골프 모임에서 활동하는 등 절친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주식을 넘겨받은 것은)박영걸씨가 맞다"며 "단 이 주식이 명의신탁거래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원장이 취임을 앞두고 적당한 매수자를 찾을 수 없어 지인인 박씨에게 주식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2007년 아시아신탁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이 회사 지분 4%를 부인 명의로 취득했으며 2008년 3월 금감원장 취임 직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이 주식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박씨에게 넘겼다. 그러나 사정당국은 김 전 원장이 주식을 매각하면서 매각 대금을 받지 않아 명의신탁의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명의신탁은 소유권은 그대로 두고 이름만 빌려 주는 것이다.

이같은 정황은 2009년~2010년 고위공직자 재산 변동 사항에서도 포착된다. 그는 2008년 아시아신탁 주식 4만주가 감소했다고 신고했지만, 매각 대금인 3억9000만원 대신 같은 액수의 '사인간 채권'만이 부인 명의로 재산 변동 사항에 기록됐다.

주식 매매 계약 이후 금융계에서 박씨의 행보도 눈에 띈다. 박씨가 김 전 원장에게 주식을 넘겨받은 것은 지난 2008년 3월. 그는 3개월 뒤인 같은해 6월에 아시아신탁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다른 등기이사들이 금융당국 혹은 건설업계, 금융업계 관계자였던 반면 박씨의 약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인첸텍'의 전 이사로만 돼있어 대조적이다.

박씨는 지난해 5월에 한양증권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한양증권에서도 그는 특이한 이력의 사외이사다. 그가 취임한 지난해는 김 전 원장의 금감원 원장 임기 마지막 해였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박이사는 이사회 추천을 통해 정상적으로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이사회에도 참여해왔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는 명의 신탁여부를 묻기 위해 박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할 이야기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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