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선박은 있는데 물건을 실을 박스가 부족하다? 컨테이너박스가 금(金)테이너가 됐다. 금융위기 이후 생산이 급감한데다 최근 일본 대지진 여파로 수천여개의 박스가 유실되며 말 그대로 '비싼 몸'이 된 것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8년 초 해운시황 호황기 당시 2500달러 선을 기록했던 신조 컨테이너박스(20피트 기준)의 평균 구입가격은 최근 30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컨테이너 수급난'이 본격화됐던 지난해보다도 300달러 이상 오른 수준이다.
컨테이너를 빌리는 비용도 껑충 뛰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0.5달러 수준이었던 20피트 컨테이너의 개당 임대료는 지난해 1달러초반에서 최근 최대 2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중견 선사인 고려해운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최고수준을 기록한 컨테이너박스의 가격 상승세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신조 컨테이너를 주문하기에는 가격부담도 상당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컨테이너값의 이 같은 상승세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 해운사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오래된 컨테이너를 폐기하고 매각한데다, 전 세계 컨테이너의 90% 상당을 제조하는 중국 제조사 두 곳이 공장가동을 줄이며 품귀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생산된 전 세계 컨테이너는 총 35만개로 평년 대비 10분의 1규모에 불과하다.
또한 대다수 해운사가 연료비 절감 등을 위해 선박의 운항속도를 낮추는 감속운항(에코스티밍)을 단행하면서 박스 회전률도 낮아졌다. 여기에 최근 일본 대지진 여파로 컨테이너 수천개가 유실된 것도 수급난 심화에 한몫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일본 지진에 따른 국내 선사의 컨테이너 유실 피해가 20피트 컨테이너 3000~35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