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올라탄 네카오, 콘텐츠 라이벌서 동맹되나

SM 품은 카카오, 하이브와 플랫폼 협업 논의
하이브와 한 배 탄 네이버 손잡을 가능성도

카카오 가 SM엔터테인먼트( 에스엠 )를 인수하면서 IT업계와 엔터업계 연합전선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콘텐츠 라이벌이던 네이버, 카카오가 동맹을 맺을지 여부다.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하는 대신 하이브 와 협업하기로 하면서 하이브와 한 배를 타고 있는 네이버 손까지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카카오와 하이브는 플랫폼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큰 틀에서 협업에 합의했고 에스엠 주총 이후 새 이사진이 꾸려지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협력 방안은 하이브의 팬 플랫폼 '위버스'에 카카오가 인수한 에스엠 아티스트를 입점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에스파, NCT 등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위버스에서 공연 중계, 커뮤니티 서비스, 굿즈 판매 등을 하게 된다. 하이브가 네이버와 손을 잡은 뒤 에스엠은 하이브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카카오 인수 이후 다시 지식재산권(IP)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K팝 동맹을 주도하는 업체 가운데 하나다. K팝 동맹은 각사 팬 플랫폼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형성됐다. 에스엠과 JYP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았고 하이브는 네이버, YG엔터테인먼트와 연합했다. 반면 K팝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카카오는 이런 엔터사 동맹에서 소외됐다.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네이버에 맞대응하는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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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카카오가 하이브와 손을 잡기로 하면서 라이벌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하이브가 카카오를 통해 에스엠 IP를 활용하면 네이버도 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21년 자사 인터넷 방송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하이브에 넘기고 위버스와 통합시켰다. 아울러 위버스에 4118억원을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반면 에스엠과는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에스엠이 자사에 알리지 않고 경쟁사인 하이브에 브이라이브를 매각했다는 이유로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도 하이브 손을 잡으면 글로벌 팬 플랫폼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에스엠의 팬 플랫폼 '디어유버블'에 하이브 위버스를 더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팬덤 플랫폼을 확보하게 된다. 위버스는 월간활성이용자(MAU) 840만명으로 점유율이 높고 디어유버블은 구독 모델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해 시너지도 분명하다. 두 플랫폼의 해외 이용자 비중은 70% 이상으로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를 해외로 알릴 통로가 될 수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안에 팬 플랫폼 기능만 추가하더라도 카톡 사용자 숫자가 글로벌 중심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플랫폼이 글로벌 확장성을 갖게 되면 기존 카카오 콘텐츠 사업은 물론 톡비즈(광고) 사업과도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오랜 경쟁 구도다. 그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 음원 플랫폼 등 같은 사업 영역과 해외 시장에서 번번이 라이벌로 부딪혔다. 카카오가 에스엠 인수를 계기로 콘텐츠 영역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으려 한다면 하이브를 중심으로 한 협업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가 별도 팬 플랫폼을 구축하고 하이브-네이버 전선에 에스엠 IP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 2대 주주로 남을지 여부도 변수다. 현재 하이브는 이미 확보한 에스엠 지분 15.78%를 카카오에 넘기는 방안과 2대 주주로 남는 방안 모두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엠 2대 주주로 남는다면 하이브와 네이버에 유리한 방향으로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2대 주주로 남으면 에스엠 의사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에스엠 지분의 최종 잔존 여부에 따라 중장기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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