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물류기업 판토스, 상장설 다시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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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판토스(옛 범한판토스)에 대한 상장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LG그룹의 물류기업 판토스가 최근 기업공개(IPO) 담당자를 경력직으로 채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판토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공고를 내고 경력직 충원에 나섰다. 채용공고에 경력직의 담당업무를 'IPO 사전 준비 및 공시 대응', 'IPO 사후 관리' 등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증권가에서 판토스가 IPO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판토스의 상장설은 2015년 LG그룹이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LG측은 번번히 "(상장) 검토는 하고 있지만 시기는 미정"이라며 부인해 왔다. 이번 역시 "IPO 경력 보유자를 채용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장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상장설이 처음 나온 때는 2015년이다. 당시 판토스는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인 구본호 전 범한판토스 부사장과 그의 모친인 조원희 레드캡투어 회장이 지분 9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2015년 5월 LG상사가 이들의 지분 51%(102만주)를 3147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룹이 판토스를 LG상사 자회사로 둔 것은 종합상사와 물류사업 간 시너지가 고려됐다. 당시 LG그룹 상무였던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 4세들도 판토스 지분 19.9%(39만8000주)를 1220억원에 사들였다. 이때부터 판토스는 구 회장의 승계 재원으로 거론되며 상장설이 시작됐다.

LG는 2018년 하반기 특수관계인 지분 19.9%를 미래에셋그룹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래에셋대우PE에 1450억원(주당 36만4322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지분 매각에 대해 LG그룹은 지주회사인 ㈜ LG LX인터내셔널 , 판토스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도 미래에셋이 판토스 지분을 맡은 것이 추후 상장 차익을 염두해 둔 결정아니겠냐며 또 다시 상장설이 불거졌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이런 가운데 판토스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높아졌다. 매출은 LG 인수 전 약 2조원, 영업이익은 500억원 남짓이었다. 인수된 이후 그룹내 핵심 물류기업으로 자리잡으며 실적 개선을 거듭했고 5년이 지난 작년 매출은 4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LG와 한 식구가 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배씩 성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주주였던 조원희 회장이 판토스를 LG그룹에 빼앗기다시피 넘기면서 상심이 컸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견고한 성장을 이뤄낸 지금이 상장의 적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상사 전체 영업이익 중 물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을 정도로 판토스의 입지가 커졌다"며 "판토스의 실적 추이를 감안하면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판토스 51%의 장부가액이 4170억원이니 전체 장부가액은 8000억원 정도로 보면된다"며 "상장을 하면 최소 이보다는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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