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수출품목 긴급점검]철강, 쿼터·세이프가드 장벽 수출길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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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철강제품 가격은 t당 1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쿼터에 막혀 수출을 못하니 답답할 노릇이죠.”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 산업의 수출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기업이 미국 정부로부터 할당 받은 연간 쿼터는 상반기에 대부분 소진한 데다 유럽연합(EU)이나 터키 등 다른 나라도 세이프가드 장벽을 높이면서 수출 길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입 통계를 보면 지난달 철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7%나 급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강재) 단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지난해 9월 철구조물 수출에 따른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철강제품의 올해 3분기(7~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한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수요 산업이 침체기라서 수출 확대가 절실하지만 미국의 철강 쿼터제를 비롯해 통상 이슈가 많아 수출 여건이 좋지 않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원·달러 환율에 큰 변동이 없고 엔저 현상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 수출 가격이나 수익성 면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철강사 관계자는 “미국향 강관 수출 쿼터는 거의 소진했고 품목 예외를 신청한 것도 최근 수량이 미미한 주사기 바늘용 소재 외에는 추가 사례가 없다”면서 판로 확대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국 뿐 아니라 인도 철강 산업의 급성장으로 국내 기업의 주요 수출지인 동남아시장에 불어닥친 저가 공세도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재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다만 “보통 미국에서 오더(주문)를 받은 뒤 생산해 납품하기까지 3~4개월이 소요된다”면서 “내년 1월 쿼터 물량은 오는 4분기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배를 태워 보내기 때문에 이 시기부터 점진적으로 매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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