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혐의' 조양호 회장 경찰 출석…회장직 유지 질문에 "말할 시기 아냐"

회삿돈을 부당하게 끌어다 자신의 집에 근무하던 경비원들에게 지급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삿돈을 부당하게 끌어다 자신의 집에 근무하던 경비원들에게 지급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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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자사 계열사와 계약한 경비 인력을 자택 경비로 배치하고 그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불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조 회장은 의혹과 관련해 “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 ”고 말했다.조 회장은 '혐의 부인하는 것인가' '정석기업이 비용 지불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고 일관했다.

이어 '이번이 세번째 조사인데 회장직을 유지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엔 "지금 말할 시기는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조 회장은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올해 6월 28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다. 7월 5일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다시 소환되면서 올해만 세 번째 사법기관 조사를 받게 됐다.조 회장은 종로구 평창동 자택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에 지불할 비용을 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대신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경찰은 유니에스가 근로계약서 상으로는 정석기업과 계약했으나 경비인력을 조 회장 자택에 근무하도록 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5월부터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달 4일에는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 있는 정석기업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정석기업 대표 원 모 씨를 입건하고 회사 직원 등 총 3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진술 내용과 압수수색물을 바탕으로 액수와 기록 등 배임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조 회장을 비롯해 한진 일가 전반이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 대한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피해자와 합의함에 따라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또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공사장 근로자와 운전기사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을 혐의로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이사장에겐 두 차례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두 차례 모두 기각되며 ‘봐주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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