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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셧다운에 다급해진 트럼프 '000카드' 외쳤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건물 전경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건물 전경 연합뉴스

트럼프 1기 때 35일 넘어 36일째

공화당에 '핵옵션' 사용 요구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최장 기록 경신을 앞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 세운 최장 셧다운 기록을 본인이 다시 갈아치우는 셈이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에 이른바 '핵옵션' 사용을 요구했지만, 공화당이 이에 동조할지는 불투명해 셧다운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셧다운 장기화로 연방 공무원의 무급 휴직이 이어지고, 식품 보조금·복지 서비스 중단 등 서민 생활 전반에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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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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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셧다운 최장 기록 '36일'…최장 기록 경신 두 번 다 트럼프 때

4일(현지시간) 미 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14번째 임시예산안 투표가 또 부결됐다. 이로써 셧다운은 5일 기준으로 36일째에 접어들며 트럼프 1기(2018년 12월) 당시 35일 동안 이어졌던 역대 최장 기록을 스스로 다시 쓰게 됐다.


사상 최장기간에 근접한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원에서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이른바 '핵옵션'을 동원하라고 촉구했다.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종결시킬 수 있도록 의사정족수를 60표에서 51표로 낮추고 셧다운을 끝내버리라는 얘기다.


핵옵션은 미국 의회에서 특정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절차 규칙을 강제로 바꾸는 정치 수단을 말한다. 이는 상원의 협치 문화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핵폭발처럼 크다고 해 '핵옵션'으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끝내지 않으면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내년 중간선거를 포함한 선거 결과가 참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법원이 지급을 명령한 저소득층 4200만 명이 의존하는 저소득층 식품보조 지원 프로그램(SNAP)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정부 업무를 재개하지 않으면 지급되지 않을 거라고 경고했다.


공화당 역시 셧다운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리고 있지만, 상원의 협치를 파괴할 '핵옵션'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 다수가 셧다운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뉴스 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52%가 트럼프 또는 공화당을, 42%가 민주당을 각각 탓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3%, 3월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주 내에 셧다운이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비쳤다. 공화당의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셧다운 최장 기록을 넘기고, 화요일 선거가 끝난 뒤에는 타협에 더 열린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는 대통령과 싸우고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것이 이번 사태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런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코네티컷)은 "일부 대화가 시작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당장 눈앞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공화당은 미국 국민에게 건강보험이 보장될 것이라는 확실한 의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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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장기화에 美 경제 70~140억달러 영구 손실…1기 때 경제 손실 규모 웃돌아

셧다운이 장기화할수록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이 끝나더라도 미국 경제의 일부 피해는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CBO는 이미 70억~14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영구적인 피해로 남을 것이라며, 이는 올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율 기준 1.0~2.0%포인트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1기 셧다운 당시 미 의회예산국(CBO)이 추산한 경제 피해 규모를 웃돈다. 당시 CBO는 피해를 국내총생산(GDP)의 0.02%, 약 30억 달러로 추산했다.


미국 전역의 항공 시스템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CNBC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air space)을 폐쇄하겠다"며 "사람들의 여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 휴스턴 공항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O’Hare International Airport)에서 항공편이 연착되고 있다. 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급락 마감했다. 다우존스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3% 하락했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17%, 2.04%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약 3개월 만에 100선을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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